[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불펜 평균자책점 9위에 그친 충격이 정말 컸던 모양이다. KIA 타이거즈 필승조들이 올겨울 협상 테이블에서 다들 웃지 못했다.
KIA는 15일 '2026년 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48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재계약 대상 중 인상된 선수는 25명이며 동결 7명, 삭감 16명'이라고 발표했다.
필승조 전상현과 정해영의 협상 결과에 눈길이 간다. 전상현은 그나마 낫다. 기존 연봉 3억원에서 1000만원이 오른 3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인상률이 3.3%에 불과하다. 올해 KIA 불펜 가운데 가장 많은 74경기에 등판해 70이닝을 던진 것을 고려하면 조금은 서운할 법한 결과다.
정해영은 삭감 대상자가 됐다. 지난해 연봉 3억6000만원에서 6000만원이 깎인 3억원에 사인했다. 정해영은 지난해 60경기에 등판해 3승7패, 27세이브, 61⅔이닝,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전상현과 정해영은 지난 시즌 도중 구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상현은 타이거즈 역대 최초 100홀드(109홀드)를 달성했고, 정해영은 대선배 선동열 전 감독(132세이브)을 뛰어넘어 타이거즈 역대 최다 세이브(148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KIA는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냉철했다. KIA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5.22에 그쳐 리그 9위에 머물렀다. KIA의 뒤에는 키움 히어로즈(5.79)뿐이었다. 불펜 주요 선수들이 어느 정도 그 책임을 진 듯하다.
전상현과 정해영의 지난해 기여도는 분명 인정해 줘야 하지만, 두 선수는 블론세이브 7개를 기록했다. 리그 최다 9개를 기록한 김택연(두산 베어스)의 뒤를 잇는 공동 2위 기록이다. 정해영은 2024년 2.49였던 평균자책점이 지난해 3점 후반대까지 오르며 삭감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다.
KIA 내부 FA 조상우가 여전히 미계약자로 남아 있는 이유가 납득이 되는 대목이다. 정해영과 전상현의 연봉 협상 결과가 이런데, 구단 기조상 조상우 혼자 후한 대우를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조상우는 지난해 72경기, 6승6패, 28홀드, 1세이브, 60이닝,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팀 내 홀드 1위에 오르긴 했지만, 구위 저하 문제 역시 뚜렷해 꾸역꾸역 막은 경기가 더 많았다.
지난 시즌을 치르기 전까지 조상우는 FA 불펜 대어로 분류됐지만, 막상 시장이 열리고 난 뒤에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FA A등급인 조상우의 보상금은 최소 8억원. 다른 구단들은 8억원과 20인 외 보상선수까지 내주며 영입할 선수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KIA와 협상만 진행 중이다.
KIA는 사실상 최종 오퍼를 했다. 구단이 처음에 책정한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계약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상우 측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원할 만했지만, KIA는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로 조상우를 영입할 때 내준 반대급부(현금 10억원과 2026년 1, 4라운드 지명권)를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일찍이 못을 박았다.
KIA와 조상우 모두 오는 23일 일본 아마미오시마 1차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는 FA 계약을 마치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전상현, 정해영처럼 지난해 불펜 부진의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