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6명 참변 '의암호 참사' 손해배상 책임 공방…춘천시 '패소'

by
Advertisement

춘천시 "무리한 수초섬 결박 시도로 촉발"…제작업체에 14억 청구

Advertisement

법원 "당시 수초섬 관리 주체는 춘천시…계약상 의무도 어겨" 기각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020년 여름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총 8명의 사상자를 낸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해 춘천시가 인공수초섬 제작업체에 사고 책임을 돌리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Advertisement

법원은 춘천시야말로 근거가 불분명한 인공수초섬 제작·설치사업 중지 결정을 업체에 통보하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민사2부(김현곤 부장판사)는 춘천시가 인공수초섬 제작업체를 상대로 낸 14억여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dvertisement

춘천시는 인공수초섬 유실에 따른 수초섬 값 6억6천여만원과 참사 수습에 쓰인 비용 7억7천여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수초섬 유실과 관련해 수초섬을 현장에 설치까지 완료해야 계약이행이 종료되나 사고 당시 수초섬은 고정 닻이 설치되지 않았으므로 그 점유와 관리 책임이 업체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또한 업체 직원(사망)이 철수 지시를 어기고 수초섬 유실을 막고자 무리하게 수초섬에 연결된 로프를 수상 통제선에 묶으려고 시도하다 발생한 책임이 있으므로 실종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쓴 근무자들의 식사비와 수색 물품 구매비는 물론 직원 격려 오찬 비용, 간식비, 공무원 영결식 비용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업체 측은 소유권과 관리 책임이 춘천시에 있었고, 사고 발생의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양측 주장을 살핀 재판부는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사고가 일어난 8월 6일보다 앞선 6월 25일 이미 업체에서 수초섬을 납품했음에도 춘천시에서 최초 설치 예정지에 설치가 어렵게 되자 업체에 7월 31일까지 준공기한 연장을 요청하고, 그런데도 여의치 않자 10월 이후에 설치를 추진하겠다며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사업 중지 결정을 통보한 사정상 업체에 관리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춘천시가 업체에 최종 설치 장소를 확정해주지 않고, 연기신청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계약상 근거가 없는 사업 중지 결정을 통보하는 등 계약에서 정한 준공기한 내 수령 의무나 수초섬 설치 이행에 협력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사고 당시 춘천시가 수초섬을 점유하고, 구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업체가 수초섬 제작을 마치고 고정 닻 설치만 남겨두고 있었던 사정이라든가, 춘천시가 업체에 사업 중지 결정을 내리고도 임시 계류 상태에 있었던 수초섬이 떠내려갈까 봐 부유물 제거 작업을 내린 점 등을 들었다.

사고의 원인과 그 책임에 관해서는 업체 직원의 수초섬 결박 시도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춘천시가 주장하는 사고 수습 비용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춘천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이를 위한 적절하고 효율적인 조처를 할 헌법과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며 "사고로 인한 실종자 수색, 사후 수습, 유족 지원 등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춘천시의 본원적인 의무"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춘천시가 쓴 돈은 공무수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지출된 행정비용에 불과할 뿐, 업체의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민법상 손해가 아니라고 봤다.

또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업체 직원의 결박 시도 행위라기보다는 재난 상황 그 자체가 창출한 불가피한 위험 환경과 이를 관리하려는 춘천시의 행정적 판단 과정에서 발생한 복합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을 토대로 춘천시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를 춘천시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의암호 참사의 형사책임을 둘러싼 재판에서는 춘천시 공무원 7명과 수초섬 업체 관계자 1명 등 8명 모두 1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는 3월 11일 속행 공판이 열린다.

conan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