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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도착 전 외상 환자 사망위험, AI로 실시간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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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강우성 교수팀은 병원 도착 이전 단계에서 외상 환자의 사망 위험을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 이를 국내외 다기관·다국가 데이터를 통해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외상 환자의 중증도를 병원 도착 이후가 아닌, 구급 현장과 이송 과정에서부터 데이터로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로 외상 진료 체계의 패러다임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돼,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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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외과 강우성 교수,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이진석 교수,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오나은 연구원, 호주 시드니 의대 오영철 교수 연구팀은 병원 도착 이전 단계에서 외상 환자의 사망 위험을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 이를 국내외 다기관, 다국가 데이터를 통해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외상 환자의 중증도를 병원 도착 이후가 아닌, 구급 현장과 이송 과정에서부터 수치로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로, 외상 진료 체계의 패더라임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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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Prehospital-AI' 모델은 ▲나이 ▲손상 기전 ▲사고 발생 시각 ▲의식 수준(AVPU) ▲혈압 ▲심박수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 등 총 21개의 병원 도착 전 변수를 기반으로 응급실 사망 위험을 예측한다.

이 모델은 국내 국가 외상 등록 자료(KTDB)에 등록된 외상 환자 20만 4189명의 데이터를 학습해 구축됐다. 이후 국내 4개 외상센터와 호주 1개 중증외상센터 환자 1만 1936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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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검증 결과, AI 모델의 AUROC는 0.94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무작위 예측(0.5)이나 기존 생리학적 지표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외부 검증에서도 국내 외상센터 기준 AUROC가 0.93에서 0.96 범위로 유지돼, 특정 기관이라 데이터에 국한되지 않는 높은 일반화 성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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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의 예측 성능은 사망 여부를 얼마나 정확히 구분하는지를 나타내는 AU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 지표를 통해 평가됐다. 그래프 분석에서 이 같은 AI 모델과 무작위 예측 혹은 기존 생리학적 지표와의 성능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ROC 곡선에서 AI 모델은 곡선 전체가 좌측 상단에 밀집된 형태를 보였는데, 이는 낮은 위양성률에서도 높은 민감도를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그래프 분석에서도 이 같은 성능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ROC 곡선에서 AI 모델은 곡선 전체가 좌측 상단에 밀집된 형태를 보였다. 이는 낮은 위양성률에서도 높은 민감도를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모델은 사망 환자를 놓치지 않는 민감도와 생존 환자를 과도하게 중증으로 분류하지 않는 특이도를 동시에 확보한 성능을 보였다. 반면, 기존 외상 평가 지표에 사용돼 온 쇼크지수(Shock Index)는 ROC 곡선이 대각선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 사망 여부를 구분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쇼크지수의 AUROC는 약 0.71로, AI 모델과 비교해 유의미한 격차를 보였다.

사망과 같이 발생 빈도가 낮은 사건에서 중요한 정밀도-재현율(PR) 곡선 분석에서도 AI 모델의 우수성이 확인됐다. AI 모델은 재현율이 증가하더라도 정밀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곡선을 유지했다. 이는 '중증으로 예측된 환자 중 실제 사망 환자의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쇼크지수는 재현율이 조금만 증가해도 정밀도가 급격히 낮아져, 실제 임상에서 과도한 중증 분류를 유발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 확률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보정(calibration) 분석에서도 AI 모델은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보정 전 모델은 고위험 구간에서 실제 사망률과 예측값 사이에 차이가 있었으나, 보정 과정을 거친 후 예측 확률과 실제 사망률이 거의 일치하는 패턴을 보였다. 보정 후 모델의 기울기는 0.98로 이상적인 값인 1에 근접했다. 브라이어 점수(Brier score)는 0.0069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AI가 제시하는 '사망 확률 수치'가 단순한 경향성 예측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신뢰 가능한 확률 값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검증 결과 역시 주목할 만한다. 호주 시드니 대학 병원 Level 1 외상센터 데이터는 한국의 환경과 수집된 데이터가 매우 달랐는데, 병원 도착 전 변수 중 9개가 완전히 누락되고, 혈압·호흡수·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리 지표의 약 75%가 결측된 매우 불완전한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AI 모델은 AUROC 약 0.89를 유지하며, 기존 지표 대비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이는 한국에서 개발된 AI 모델이 외국에의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능을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웹 기반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로 웹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정보를 입력하면 수 초 이내에 사망 위험 확률이 산출되고, 이 결과는 병원으로 자동 전송된다. 의료진은 환자 도착 전부터 중증 외상 가능성을 수치로 인지하고, 수술실 가동 여부, 중환자실 병상 확보, 외상팀 조기 소집 등을 사전에 결정할 수 있다. 이는 외상 환자 대응의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구조다.

강우성 교수는 "외상 환자의 생존 여부는 병원에 도착한 뒤가 아니라, 도착하기 전 준비 과정에서 이미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병원 전단계에서부터 중증 외상 환자의 데이터로 중증도를 미리 예측해 골든타임을 앞당길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이다. 특히 이 데이터는 이미 현장에서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로 바로 활용 가능하다. 소위 '응급실 뺑뺑이'와 필수 의료진의 부족으로 고민 중인 국내 의료 현실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국가 전향적 연구를 통해 모델의 임상 효과를 추가로 검증하고, 음성 인식이나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를 결합한 차세대 외상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가천대 길병원이 외상 진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국제적 연구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수년간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로, 진료 뿐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을 보여준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탑 저널이자 네이쳐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강우성 교수는 이번 논문도 1월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등재되면서, 지난 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한빛사에 논문을 등재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빛사는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저널 인용 지수(IF, Impact Factor) 10 이상 또는 상위 3%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한국인 과학자를 선정해 그 연구자와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