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름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기가 좀 그래요."
SSG 랜더스 '캡틴' 김광현은 벌써 몇년째 후배들과 해외에서 개인 운동을 해오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다녀와서 국내에 복귀한 후 매년 이어지고 있는 일종의 루틴이다.
날씨가 추운 한국의 겨울을 벗어나, 매년 1월초에는 따뜻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오키나와에서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3주 가까이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김광현이 체류비의 대부분을 지원한다. 지금은 KT 위즈에서 뛰고 있는오원석이나 SSG 필승조로 성장한 이로운 등 후배들이 'KK 미니캠프'를 함께해왔다.
체류비 대부분을 지원하다보니 예상보다 훨씬 큰 돈이 드는 미니 캠프. 그래도 김광현은 후배들에게 자율 참여를 하도록 해서, 원하는 선수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김광현을 비롯한 총 8명의 SSG 투수들이 오키나와로 1월초 떠나 훈련을 시작했다. 예정대로라면 21일 한국에 귀국해 캠프 출국을 준비할 예정이었는데, 아쉽게도 김광현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중도 귀국했다. 김광현은 "일이 있어서 좀 일찍 들어왔고, 들어온 김에 김민재 코치님 빈소에도 다녀왔다. 다른 친구들은 아직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저까지 8명의 선수들이 다 잘했으면 좋겠고, 만들어진 단톡방에서 피칭하는 영상이나 이런걸 봤을때 몸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지금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올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함께해준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후배들의 이름은 '이미 알려져 있더라도' 비공개를 부탁하고 있다. 과거 함께했던 몇몇 후배들이 정규시즌에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지 않자, 일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고 그 자체로 후배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느낀 김광현이 가능하면 비공개를 부탁하고 있다.
김광현은 "사실 뭐 이미 어느정도 알고 계시지만, 막 누구누구가 같이 갔다고 이야기 하기는 사실 조금 부담스럽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래도 이름을 공개한 2명의 후배가 있다. 바로 정동윤과 김택형이다. 오랜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싶은 정동윤 그리고 다시 핵심 선수로 자리 잡고 싶은 김택형은 김광현과 최고참 노경은이 콕 찝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자율 선택권을 줬고, 택형이랑 동윤이는 제가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 이제 이 선수들도 서른 언저리인데, 지금 야구를 가장 잘할 때라고 생각을 한다. 머리나 몸이나 전성기의 나이다. 택형이는 지금 스피드도 떨어져있고, 추격조를 하고 있는데 필승조로 올라서야 한다. 동윤이는 계속 빛을 못보고 있는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같이 한번 가서 열심히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러다보니 제가 먼저 한국에 들어오게 된 게 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지난 19일 선발대로 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로 떠난 김광현은 "이제 23일에 다들 들어오면 다시 만날거다. 그때부터 좀 같이 운동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 다 알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 그 두 친구 올해 한번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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