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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우리를 갖고 노는데 아무런 반격도 할 수 없네요. 화도 나고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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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에 현지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행 경유지에서 만난 20대 청년 필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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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 갈 기회가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자 그는 자신도 이런 상황이 "기괴하다"(weird)고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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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 학교에 다니면서 시를 쓴다는 그는 "트럼프가 사라지길 바란다"며 "그러면 그린란드에 다시 평화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토박이라는 그는 "그린란드가 여기서 멀기도 하고, 그린란드와 개인적인 인연은 딱히 없지만 분명한 점은 그린란드 사람들의 미래는 그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종국에 독립을 원하더라도 덴마크냐 미국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로 지금처럼 강제로 내몰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근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가던 이탈리아 출신 거주자 잔카를로는 "세계가 200∼300년 전의 약육강식 시대로 회귀한 것 같다"며 덴마크인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대학에서 그린란드·북극학을 가르치는 프랑크 세예르센 부교수는 "그린란드 주민 5만7천명과 덴마크 본토에 살고 있는 그린란드인 1만7천명은 아침마다 눈을 뜨면 달갑지 않은 그린란드 뉴스로 도배된 현실에 당혹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믿었던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기에 이들이 받는 충격이 더 크다"고 전했다.
덴마크 국제문제연구소의 미켈 올레센 연구원은 "덴마크는 21세기 들어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에 전투병을 파병하며 적지 않은 인적 희생까지 감수한 나라"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가운데 미국과 더 가까이 보조를 맞춰온 나라이기에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국민적 분노가 크다"고 짚었다.
ykhyun1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