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9번이냐고요?"
키움 히어로즈에서 새출발을 하게 된 베테랑 안치홍의 등번호가 결정됐다. 이번에는 9번이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안치홍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키움의 스프링 캠프인 대난 가오슝으로 출국했다. 2차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광(?)을 안고 키움에 전격 입단한 안치홍. 지난해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아픔을 키움에서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등번호도 바꿨다. 안치홍은 9번을 선택했다. KIA 타이거즈 시절 8번을 달고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로 옮겼을 때는 13번이었다. 8번을 이미 롯데 간판스타 전준우가 달고 있었고, 안치홍 본인이 13번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다. 고교 시절부터 13번을 좋아했다고. 그 시절 강타자 내야수들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좋아했던 선수들이 많았는데, 로드리게스 등번호가 13번이었다.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을 할 때는 3번이었다. 8번과 13번 모두 주인이 있었다. 8번은 미래의 프랜차이즈 스타 노시환의 것이기에 가져올 수 없었고, 13번은 베테랑 포수 최재훈의 등번호였다. 3번은 퇴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달던 번호였는데, 안치홍이 가져오게 됐다.
그렇다면 키움에서의 9번은 무슨 의미일까. 안치홍은 "그냥 비어있어서 골랐다"며 웃었다. 이어 "큰 의미는 없다. 솔직히 내가 좋게 온 것도 아니고, 내 입장에서 쓰고 싶은 등번호 얘기할 상황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남은 것 중 골랐다"고 밝혔다.
안치홍도 등번호를 기존 후배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레벨의 스타지만, 보통 등번호의 경우 FA 계약을 맺거나 트레이드가 됐을 때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바꾸는 경우가 많다. 안치홍은 2차드래프트를 통해 온 자신이, 등번호를 가지고 시끄럽게 하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키움에서는 작년 8번은 좌완 투수 김성민이 사용했고, 13번은 특급 신인 정현우의 것이었다. 9번의 경우 변상권이 달았었는데,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그래도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안치홍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정훈 형과 친하다. 훈이형이 은퇴하는 타이밍에 딱 맞게 내가 9번을 이어 받아 뛰는 정도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스토리를 소개했다. 정훈도 이 사실을 아느냐는 말에 안치홍은 "얘기했는데 '왜?' 라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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