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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주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돼 발생하며,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달라 동일한 치료를 받아도 반응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암 치료 분야에서는 환자별로 종양에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검사한 뒤 그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가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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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전체가 인종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기존 췌장암 유전체 연구는 서구권 환자 위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연구가 수술로 제거한 조직만 분석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절반 이상이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발견되는 췌장암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제한적인 임상 정보를 이용한 탓에 분석 결과를 실제 치료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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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시 '전장엑솜시퀀싱(WES)'으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고, '전장전사체분석(WTS)'으로 암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히 작동하는지 파악했다. 이후 데이터에 △병기 △전이양상 △치료여부 △생존기간 등 광범위한 임상 정보를 결합해 유전체 특징과 경과 사이의 연관성을 면밀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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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팀은 암 치료제의 효능을 예측하는 두 가지 지표를 검증했다. 첫 번째는 암세포에 쌓인 돌연변이 수를 나타내는 '종양변이부담(TMB)'이다. 폴피리녹스(FOLFIRINOX) 항암요법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TMB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5.6개월 더 오래 생존했다(18.4개월 vs 12.8개월).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암세포 표면에 '이상 신호'가 늘어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기 쉬워지는 원리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추가로 기존 유전자 검사에서는 HRD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전체 흉터 분석에서는 HRD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가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이들은 HRD를 직접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는 없으나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실패한 흔적이 유전체에 남아있는 환자로, 이 그룹 역시 백금 항암제에 높은 치료 반응률(66.7%)을 보였다. 두 검사를 병행하면 항암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군을 폭넓게 선별할 수 있는 셈이다.
황진혁 교수(교신저자)는 "유전체는 인종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외국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면 치료 효과 등을 잘못 평가할 위험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췌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종의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한국인 환자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암 분야 권위지 'Cancer Letters(IF: 10.1)'에 게재됐다. 아울러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등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