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는 타자들의 리그다.
타자의 몸값이 투수보다 훨씬 비싸고, 팀 공헌도에서도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팬들은 매일 출전하는 타자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
지금의 방식으로 MVP 투표를 한 1931년 이후 투수가 1위를 한 건 양 리그 191명(연인원) 중 25명에 불과하다. 각 리그가 동부-중부-서부로 나뉜 1994년 이후로는 64명 중 5명으로 그 비중은 더 줄어드는데, '투타 겸업 슈퍼스타'를 빼면 2011년 저스틴 벌랜더, 2014년 클레이튼 커쇼, 2명 뿐이다.
베이브 루스가 1920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뒤 투수를 포기한 것은 타자가 훨씬 매력적이고 돈도 많이 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다. 당시만 해도 투수는 9개 포지션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명타자가 없던 시절 '투타 겸업(two-way player)'은 생소한 표현이었다.
또한 역대 단일 계약 기준 총액 랭킹서도 상위 10명 중 투수는 1명 밖에 없다. 역시 '투타 겸업 슈퍼스타'를 제외하면 10위 이내에 아예 없고, 20위로 확대해도 공동 11위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4위 게릿 콜 2명 뿐이다.
MLB네트워크가 최근 발표한 '2026 MLB 선수 톱100'에서 투수는 28명에 불과한데, '그 슈퍼스타'를 빼면 27명이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26명 중 투수가 절반이라고 보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톱10' 중 순수한 투수는 7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킨스, 8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 2명이다.
여기에서 '그 슈퍼스타'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시대의 아이콘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타자이면서 투수이기도 하지만, '제1의 캐릭터'는 타자다. 다저스가 그에게 투자한 10년 7억달러 가운데 '타자' 지분이 70% 정도는 된다고 본다. 투수는 이제 '부(副) 캐릭터(부캐)'라고 봐야 한다.
오타니는 MLB 네트워크 톱100 랭킹에서 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2023년, 2025년에 이어 4번째다. 최근 5년간 평가에서 무려 4번이나 '최고의 선수'임을 확인받은 것이다. MLB.com '오타니가 현존 넘버원이라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5년 동안 4차례 1위에 올랐다. 4번의 MVP는 독보적인 업적'이라고 했다.
오타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가장 큰 이유는 파워풀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100마일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 오타니'는 그저 도와주는 정도다. 이미 타자의 능력 만으로도 MVP가 됐고, 각종 랭킹을 석권해 왔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만장일치로 MVP가 됐다. 다저스 구단 한 시즌 최다인 55홈런을 쳤고, 양 리그를 합쳐 득점(146)과 루타(380)서 1위를 마크했다. 역사상 2년 연속 50홈런을 친 타자는 루스, 켄 그리피 주니어,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알렉스 로드리게스, 애런 저지, 그리고 오타니까지 7명 뿐이다.
물론 오타니는 작년 투수로 복귀해 14경기에서 4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7, 62탈삼진을 올리며 투타 겸업의 위용을 되찾았다. 그래도 타자 오타니를 보기 위해 다저스타디움은 연일 만원사례다.
한편, 이 랭킹에서 오타니에 2~10위는 뉴욕 양키스 저지, 캔자스시티 유격수 바비 윗 주니어, 시애틀 포수 칼 롤리, 클리블랜드 3루수 호세 라미레즈, 뉴욕 메츠 우익수 후안 소토, 스킨스, 스쿠벌, 애리조나 우익수 코빈 캐롤, 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순으로 나타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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