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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권 걸린 플랫폼 업계, "수직 계열화로 '약국 뺑뺑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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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나아가 현재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가장 큰 걸림돌인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매업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환자가 진료받아도 약국에 재고가 없어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려면 플랫폼이 직접 재고를 확보해 제휴 약국에 원활히 공급하는 '수직 계열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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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이 선수로 뛸 순 없어"…복지부, '처방-조제 독립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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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먼저 플랫폼 산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지만 정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규제의 정당성을 묻는 말에 "플랫폼 사업자가 약품 도매업을 겸하면서 제휴 약국에 자사 약을 쓰도록 유인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런 행위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고 지적했다.
진료를 중개하는 '심판'이 직접 약을 파는 '선수'로 뛰게 되면, 중립성을 잃고 특정 의약품 처방을 유도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업체 하나를 규제하는 문제가 아니라 의사와 약사에게도 도매업 겸업을 금지해온 우리 의료 시스템의 근간인 '처방과 조제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프랑스나 독일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플랫폼이 특정 약국으로 환자를 유도하거나 조제료 할인을 내세워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 '비급여 96%' 매출의 명암…혁신인가 오남용인가
특히 보건의료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플랫폼 도매 매출의 비정상적인 구조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플랫폼 도매몰 공급액의 무려 96%가 비만 치료제나 탈모약 같은 '비급여 의약품'에 쏠려 있다. 이는 플랫폼이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의약품 유통보다는 수익성이 높고 오남용 우려가 큰 약물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읽힌다.
"약은 음식이 아니다"라는 의료계의 외침은 여기서 나온다. 배달 플랫폼의 알고리즘 조작은 소비자의 입맛을 가리는 정도에 그치지만, 의약품 유통 조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 위협하기 때문이다.
복지부 강준혁 약무정책과장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포털이라 해도 의약품 유통과 처방을 분리하는 원칙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정 업체를 겨냥한 표적 규제가 아니라 보건의료 생태계 전반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보편적 안전장치라는 뜻이다.
과거 '타다' 사태 당시 우리 사회는 기술 혁신과 기존 산업의 보호라는 가치 사이에서 진통을 겪었다.
플랫폼 업계는 이번에도 그때와 똑같은 '혁신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그러나 의약품은 이동 수단이나 음식 배달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이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혁신'이 공공재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국민 건강보다 우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무거운 숙제다. 기술을 동원한 독점적 이익 추구인지, 진정한 환자 편익을 위한 서비스 혁신인지 그 경계선에서 보건당국은 국민 안전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sh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