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과연 이 멘트를 듣고 공포에 질리지 않는 팀이 있을까.
류지현호는 오는 3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질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C조 일본전에서 이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이 경기에서 오타니를 리드오프로 기용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바타 감독은 29일 일본 대표팀 추가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구상을 드러냈다. 앞서 오타니의 상위 타순 기용 구상을 밝혔던 그는 아직도 계획이 유효한 지에 대해 "여전히 머릿 속엔 앞 자리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1번 타자 오타니'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오타니는 커리어 통산 1번 타자로 301경기 중 299경기에 선발로 나서 타율 0.288(1162타수 335안타), 100홈런 211타점을 올렸다. 출루율 .389, 장타율 .623이다. 홈런과 출루율, 장타율 모두 전 타순과 비교하면 1번 타자로 나설 때가 가장 좋았다. 특정 상황에서 타자 생산성을 전체 OPS(출루율+장타율)와 비교해 나타낸 tOPS+ 수치는 111이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줄곧 1번으로 나서면서도 55홈런, OPS 1.014였다. 도루도 20개를 기록하면서 호타준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증명했다.
이런 강력한 1번 카드는 이바타 감독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하다. 테이블세터 자리에 오타니 같은 강력한 타자가 버틴다면 중심 타순으로 찬스 연결 뿐만 아니라 득점력 극대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승을 목표로 나서는 WBC에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일본은 오타니 외에도 강력한 타자가 즐비하다. 특히 중심 타순에는 일본 최고의 거포로 통하는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 블루제이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콤비가 버티고 있다. 오타니를 거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셈. 결국 상대팀 입장에선 오타니를 상대로 어떻게든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류지현호는 3월 5일 체코와 C조 첫 판을 치르고 하루를 쉰 뒤 일본과 만난다. 이후 대만, 호주와의 일전이 이어진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토너먼트 티켓을 잡기 위해선 체코전에서 승리를 따내고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일본전에서 누수를 최소화한 뒤, 대만, 호주와 결판을 내는 쪽이 현실적인 돌파구로 여겨진다. 일본전 투수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실점을 줄여야 하고, 결과적으로 '1번 타자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6일 대만과의 첫 경기를 치른 이튿날 한국과 만난다. 경기 양상에 따라 투수 소모는 달라질 수 있으나, 타자들은 한국전에 대략 감을 잡고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투수진에게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일정이다.
냉정하게 따졌을 때 현시점에서 류지현호가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긴 쉽지 않은 여건. 그렇다고 해서 '이변' 가능성까지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해법을 찾는 길은 인정에서 출발한다. 사이판에서 1차 담금질을 마친 류지현호가 내달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해법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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