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렇게만 해준다면, 솔직히 미국보다 나은 것 같은데?"
호주 질롱은 KT 위즈의 새출발을 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까.
KT는 지난해 아쉽게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2019년 이후 6년만의 첫 좌절이다. 시즌 막판 9연승을 내달린 NC 다이노스의 미라클 질주에 단 1경기차이로 아깝게 5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는 다른 결과를 내야한다는 목표로 이강철 KT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단이 똘똘 뭉쳐있다. 다만 KT의 스프링캠프 장소는 2년 연속 질롱이었다.
캠프 환경이 너무 좋아 다른 곳을 택할 이유가 없다. 특히 질롱 측이 KT의 스프링캠프를 유치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대대적으로 보수했고, 연습 환경이 너무나 만족스럽다는 설명. 숙소와 훈련장 간의 거리, 숙소 주변의 환경 등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다.
질롱 측에선 KT의 스프링 캠프를 위해 질롱스포츠파크에 딸린 무려 4개의 야구장 단독 사용을 허락했다. 야구장 다면 사용을 통한 훈련효과 극대화를 이뤄낼 수 있다.
KT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다 질롱으로 바꾼지 2년째다. KT 관계자는 "지금 같아선 질롱이 미국 애리조나나 플로리다보다 나은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선 (KBO리그)다른 팀에 질롱을 빼앗기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메인 구장에선 롱토스를 비롯한 몸풀기와 투수 수비 훈련, 펑고 등이 펼쳐지고, 바로 옆 구장에선 러닝 등 기초체력 훈련이 이뤄진다. 3번째 구장에선 포수들의 수비 훈련, 4번째 야구장에선 타격 훈련이 진행된다. 각 훈련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굳이 매번 옮기는 수고 없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클럽하우스, 불펜, 창고, 휴식공간이 추가된다. 선수들은 걸어서, 혹은 골프 카트 같은 간단한 이동수단을 타고 현장을 오간다.
스포츠파크 전체를 임대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오히려 현장 분위기는 더 좋다. 주변을 산책하던 질롱 주민들이 KT의 훈련 모습을 관심깊게 지켜보고, 때로 소통하는 모습은 특별한 풍경도 아니다.
드물게 현장을 찾은 KT 팬들은 보다 자유롭게 내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이 이 같은 분위기를 적극 주도하고 있다.
전날 한 SNS에는 KT 구단과 이강철 감독의 감동적인 팬서비스에 대한 인증글이 올라왔다. 시드니에 사는 이 KT팬은 지금 야구선수로 성장중인 아들이 '괴물 타자' 안현민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질롱으로 와서 하루종일 KT 선수단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사인볼 등 선수들의 폭발적인 팬서비스에 감동을 금치 못했다고. 안현민을 좀처럼 보지 못해 아들이 울상이었는데, 지나가던 이강철 감독이 카트에 이들을 태운 뒤 안현민이 훈련하는 곳으로 직접 이동, 사인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KT 구단에 확인 결과 해당 에피소드는 사실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아니, 아까 왔던 팬이 아직도 있길래, 누구 사인 못받은 선수 있냐 물었더니 안현민 팬인데 안현민 걸 못받았다잖아. 어떻게 그냥 지나가나"라며 웃었다.
질롱(호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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