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가족들 앞에서 꼭 뛰어보고 싶었다."
돌고 돌아, 결국은 친정 품에 안겼다.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 얘기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팀들이 스프링 캠프를 떠나기 직전까지 새 팀을 찾지 못했다. 은퇴 위기에서 서건창에게 손을 내밀어준 건 키움이었다. 서건창은 키움과 연봉 1억2000만원에 사인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서건창의 야구 인생이다. 광주일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에 갈 형편이 안됐기에, 신고 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에 다녀온 뒤에도 야구를 놓지 않았다. 키움 전신 넥센 입단 테스트에 도전했고, 어렵사리 또 신고 선수로 입단했는데 그게 반전의 시작이었다.
절실함으로 야구를 한 서건창은 금세 두각을 나타냈고, KBO리그 MVP와 단일 시즌 최초 200안타 기록을 세우며 '신고 선수 신화'를 썼다.
하지만 부상으로 내리막 길을 탔고, 일생일대의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일이 꼬였다. LG로 트레이드가 됐는데, 키움에서는 B등급일 수 있었던 게 LG로 넘어가며 A등급이 됐다. 등급을 떠나 기량적으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FA 대박은 커녕 방출 아픔을 맛봤다.
고향팀 KIA에 입단해 우승에 공헌했고, FA 4수 도전 끝에 1+1년 총액 5억원의 계약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끝으로 +1년 계약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방출을 당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 다시 친정에 돌아온 서건창. 추운 2군 훈련장에서의 훈련이지만, 키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뛰는 자체로 행복하다. 서건창은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어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다. 키움에서 그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키움이 일찍이 돌아올 수 있었다. 2023 시즌 후 LG에서 방출을 당했을 때, 키움이 입단 제의를 했었다. 하지만 당시 서건창의 선택은 KIA였다. 그 때는 키움에 김혜성(LA 다저스)이라는 확실한 2루 주전이 있었다. 뛰고 싶은 서건창에게는 키움이 어울리지 않는 옷일 수 있었다. KIA도 김선빈이라는 훌륭한 2루수가 있었지만, 출전 기회가 키움보다는 많을 수 있었다. 그래서 KIA로 간다는 얘기가 많았었다.
서건창은 이에 대해 "사실 포지션 경쟁 문제가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그 생각이 더 컸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다. 가족, 친지들은 다 광주에 있었다. 가족들 앞에서 선수로 뛰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KIA를 선택한 건 그 이유였다. 그 때 다른 팀을 갔는데도 키움에서 다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그 때와 다르게 이제는 주전 경쟁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키움은 당장 주전 2루수라고 못박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서건창도 경쟁에서 이기면, 주전으로 뛸 수 있다. 그는 "신인의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당연하다. 그 선수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고척돔에서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서건창의 모습을 보면, 팬들도 뭉클해질 듯. 서건창은 "선수라면 당연히 그라운드에 서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가 증명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고척돔에서 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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