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골드글러브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를 2년 2050만 달러(약 296억 원)에 영입하면서, 팀의 외야 구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 여파로 이정후는 중견수 자리를 내주고 우익수 등 코너 외야로 이동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더는 리그 정상급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 샌프란시스코가 지역 언론으로부터 지긋지긋할 만큼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야 수비를 보강하기 위한 카드였다. 미국 매체, 특히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들은 "샌프란시스코 외야 수비는 최악"이라는 혹평을 내리며, 이정후의 불안정한 수비가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구단도 외야수비 강화가 반등의 열쇠라고 판단한 결과가 베이더 영입이었다. 공격력보다 수비 안정성을 중시한 선택. 팀 전체 전력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너 외야수 이동은 이정후에게 당장은 자칫 팀 내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당한 악재다.
2024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632억원)의 거액을 받고 입단한 이정후로선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압박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중견수 수비수로선 인정을 받지 못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정후에게 1600억 원을 넘게 투자한 구단이 불과 2년 만에 또 다른 외야수에 300억 원을 쓰면서, '이정후를 중견수로 믿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상황.
통상 코너 외야수에는 더 높은 수준의 타격 공헌도가 요구된다. 수비 부담이 덜해 경쟁이 심해진다. 상대적으로 수비가 썩 좋지 않은 거포 유팡주가 몰리는 대안을 찾기 상대적으로 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견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을 잃고, 팀 내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상징적 우려가 있다.
반면, 역으로 생각하면 위기는 곧 기회일 수 있다.
이정후는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의 너무나도 중요한 핵심 선수다. 최근 미국 입국 당시 서류 미스로 로스앤젤레스공항에 억류됐을 당시 자이언츠 구단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의원실이 직접 개입하며 사태를 해결했다. 당시 현지 매체 '더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는 "한 명의 스포츠 선수를 위해 전직 하원의장이 직접 움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정후는 단순한 외인 타자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가 반드시 보호해야 할 '핵심 지역 스포츠 자산'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결국 이정후는 억류 약 1시간 만에 무사히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코너 외야수 이동이 곧 이정후 홀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비 부담을 줄여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전문가들은 "강견을 가진 이정후가 우익수에서 더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며 오히려 커리어 장기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평가한다.
이정후의 포지션 이동은 팀 내 위상과 커리어 방향을 바꾸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송구 강도와 정확도 상위 랭커 이정후의 강한 어깨를 코너 외야에 접목하고,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 집중도를 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중요해진 2026 새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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