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일본 J리그가 하면 대한민국 K리그도 한다.' K리그의 오래된 공식이다. 세계 축구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J리그는 새로운 규정, 제도를 빠르고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다. J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제도는 검증을 거쳐 K리그에 유입됐다. 일본이 세계 추세에 발맞춰 2026~2027시즌부터 추춘제를 도입하기로 한 뒤, K리그가 추춘제 도입을 검토하는 식이다.
일본이 또 한발 앞서갔다. 한국 축구가 심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 시기에 심판 제도를 개편했다. J리그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 시즌 '심판 수준 향상'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2026년 메이지 야스다 J리그 백년구상 리그'에 시범 운영할 예정인 '심판 판정 전문가(MQA·Match Quality Assessor) 제도'이다.
은퇴 5년차 미만 프로선수들이 'MQA'로 임명돼 반칙, 어드밴티지 등에 대한 의견을 심판과 공유하고, 심판 훈련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판정의 표준화를 도모하고 선수의 관점과 경기 흐름에 발맞춘 판정을 내리도록 하는 제도다.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와 '팬들에게 매력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백년구상 리그'에서 약 50경기에 적용될 예정으로, 검증을 거쳐 적용 범위와 경기 수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백년구상 리그'는 2026~2027시즌 추춘제를 앞두고 2월 7일부터 5월 24일까지 진행하는 '0.5 리그'다. J리그는 추춘제를 앞두고 유럽 전지훈련 보조금, 적설 지역 시설 개선 지원금 제도 등 리그 발전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고 있다. 심판 제도 개편도 그중 하나다. J리그는 '백년구상 리그'와 2026~2027시즌에 활동할 리그 최상위 심판인 '전문심판' 수를 지난 시즌 24명에서 27명으로 늘리고, 장차 전문심판을 늘리기 위해 22~30세 젊은 심판 육성을 위한 '조기 훈련 시스템'도 도입했다. J리그는 "해외 파견 및 훈련 캠프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심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도 심판 문제를 두 손 놓고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월 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에서 심판 발전 공청회를 연다. '심판 역량강화 및 교육 시스템 혁신, 배정·평가 시스템, 국제심판 육성' 등을 주제로 패널들이 자유롭게 토론한다. K-심판은 2025시즌 잦은 오심과 일관성없는 판정으로 신뢰를 잃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도 K-심판을 배출하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협회는 앞서 두 번에 걸쳐 심판토론회를 열어 심판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외부 공청회에서 축구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새로운 심판 정책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J리그의 이번 심판 제도가 참고사항이 될 수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심판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상업·마케팅 상임위원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후 자신의 SNS에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 하니 발란 AFC 심판위원장과 심판 체계의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점은 매우 의미 있었다'라고 깜짝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 소중한 교류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을 더 확대하고 나아가 축구라는 스포츠가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K리그는 2월 28일 개막한다. K-심판은 협회가 관리한다. 축구팬의 마음을 울릴 진정성 있는 심판 개혁만이 '우리 곁에, K리그'(2026시즌 공식 캐치프레이즈)를 만들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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