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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누구 한명의 독주는 아니다. 노장 투수의 새 역사를 열어제친 SSG 노경은과 LG에서 '3년 16억' 연장계약에 사인한 김진성이 홀드왕 타이틀까지 주고받으며 매년 혈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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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41세. 통산 무려 857경기에 등판, 1471이닝을 소화했다. 87승 89패 91세이브 119홀드, 평균자책점 3.8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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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호주 질롱에서 만난 우규민은 지난 시즌에 대한 반성을 먼저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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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은 2003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2차 3라운드(전체 19번)으로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LG에서 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에서 7년을 뛰었고, 올해가 KT 3년차 시즌이다.
하지만 우규민은 데뷔 이래 23년간 단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투수다보니 전준우 유강남(이상 롯데 자이언츠) 등보다 경기 수는 적지만, 23년은 현역 선수 중 최장기록이다. 단단히 한이 맺혔을 수밖에 없다.
이강철 KT 감독의 철저한 관리 덕분일까. 최근 2년간 오히려 기록이 역주행을 하고 있다. KT 첫해였던 2024년 4승1패 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53경기 1승2패 9홀드, 평균자책점 2.44다. 경기수나 이닝이 다소 적긴 하지만, 이정도면 필승조에 준하는 기록이다.
우규민은 "올해도 생각보다 몸상태가 괜찮아서 기분이 좋다"며 미소지었다. 롱런하는 비결을 묻자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 항상 했던 대로, 매년 해온 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 앞에 '모범' 그 자체다. 우규민은 "요즘은 다들 비시즌 준비를 잘하더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상황들에 대해 예측하는 것 뿐이다. 모르고 닥쳐오는 것보다는 예상하고 준비하는게 편하니까"라며 웃었다.
우규민은 1985년생으로 LG 김진성과 동갑이다. 친구는커녕 이제 80년대생을 찾기도 만만찮다. 이번 KT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는 우규민, 타자는 김현수(1988년생) 각각 한명 뿐이다. 박지훈을 비롯한 올해 신인들은 2007년생, 우규민과는 22살 차이다.
우규민은 "요즘 베테랑들 만나면 컨디션이나 부상에 대해 묻는게 아니라 몸상태를 물어본다. '혈압 이상없어? 호흠 괜찮아? 간 건강해?' 뼈보다는 내장 쪽이다. 안부 인사를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3년만 더하면 2010년생을 만날 수 있다. 4세대(40년)와 같이 뛰는 셈이다. 야구 너무 오래 했네. 그러니까 내가 더 잘해야지. 이제 개인적인 목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는 것, 그리고 우승반지를 끼는 것 뿐이다. 하나 덧붙인다면 우투수 최초 1000경기 등판. 지금까지처럼 몸관리를 잘하면 가능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멸종해가는 '잠수함' 투수의 명맥을 이어온 투수이기도 하다. 정통 언더의 교과서라던 박종훈(SSG)도 팔을 올리는 시대, 국가대표 에이스 고영표도 자동볼판정 시스템(ABS)에 고전하는 시대다. 이제 우규민 정도의 팔 높이를 가진 선수도 많지 않다.
"아무래도 좌타자 상대하는게 점점 힘들어지고, ABS도 그렇다. 횡적인 변화구를 잘 던지지 못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원래 사이드암의 로망이자 묘미는 우타자 바깥쪽에 꽂히는 뱀직구인데, 이젠 스트라이크가 잘 안되니까. 그래도 또 빈틈을 찾아내는게 야구의 재미 아니겠나 싶다."
질롱(호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