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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중단된 낡은 시골 목욕탕이 최근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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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찾은 지난달 28일 건물 정면에 걸린 만국기가 겨울바람에 격하게 펄럭여 최근 문을 연 시설이라고 소개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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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 힐링 스테이는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일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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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494㎡ 규모로 지상 1층은 남녀 목욕탕과 주민 쉼터로, 2층은 게스트하우스 8실로 각각 꾸며졌다.
게스트하우스는 일반실 6개와 특실 2개로 구성됐으며 호텔과 콘도 못지않은 시설을 갖춰 장병 면회객과 관광객 등이 편하게 쉴 수 있다.
주민 소통 공간인 쉼터는 간단한 조리시설과 TV, 컴퓨터, 소파 등을 갖췄다.
신서 힐링 스테이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 방안으로 추진됐다.
이곳은 2022년까지 진주목욕탕(진주장여관)으로 운영됐던 곳이다. 경원선 대광리역과 3분 거리에 있다.
주민들이 온기를 나누는 사랑방, 요즘 말로 커뮤니티 공간이자 군 장병이 훈련 피로를 씻어내거나 가족과 만나는 장소였다고 한다.
진주목욕탕의 개업 연도는 정확하지 않지만 주민들은 1970년대로 기억했다.
신서면은 원래 철원군에 속해 있었으나 1963년 '수복지구와 동인접지역의 행정구역에 관한 임시조치법'에 따라 연천군에 편입됐다.
당시 이 지역은 고대산의 풍부한 임산자원을 활용한 숯 가공을 주 산업으로 한 데다 군 장병도 많아 번화했다.
주민들이 우스갯소리로 당시 마을 개들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고 할 정도였다.
1966년 신서면 인구는 8천520명이었다.
그러나 숯 가공 산업 사양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다.
군부대 통폐합으로 이전이 가속하고 경원선 동두천∼연천 구간 복선화 공사로 2019년 열차 운행마저 중단돼 젊은 층이 이탈했다.
신서면 인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2천357명으로 집계되는 등 마을 소멸 위기를 맞았다.
진주목욕탕도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이용객이 줄어 하루하루 버텼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주저앉아 결국 2022년 문을 닫았다.
연천군은 신서면이 군 전체 인구 감소에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도시재생을 위한 기반 시설로 진주목욕탕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 진주목욕탕을 인수한 뒤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착공했으며 운영은 주민협동조합에 맡기기로 했다.
주민들은 힐링 스테이를 지역 상권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기대한다.
운영 수익은 마을 발전 기금 등으로 활용된다.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겨울철이어서 아직 수익은 적다.
주민 다수인 노인들이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얻는 건강과 위생, 정서적 안정 등을 고려하면 힐링 스테이의 가치는 단지 숫자로만 따지면 안 된다고 조합은 설명한다.
그래도 하루 30∼45명이 목욕탕을 이용하고 객실 예약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 긍정적이다.
더욱이 주변에 국립 현충원이 조성되고 올여름이면 경원선 열차 운행도 재개된다. 내년에는 이 구간에 국내 처음으로 수소 열차 시범 운행도 계획됐다.
주변에 고대산, 베이스볼파크, 댑싸리, 출렁다리, 철원 노동당사, 백마고지 등 안보·관광 자원도 많다.
김준현 신서주민협동조합 이사장은 "인터넷을 활용해 힐링 스테이를 본격적으로 홍보할 것"이라며 "힐링 스테이를 중심에 두고 주변 명소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yo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