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동계 '효자종목'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영양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공을 들였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림픽 최종 담금질을 촌내에서 진행했다. '진천 7년차' 조은영 영양사는 이틀에 한번 쇼트트랙 훈련장으로 출근했다. 간식과 야식, 보양식을 직접 나르며 선수단 영양을 책임졌다. 선수들에게 직접 메뉴 요청을 받아 초코우유, 단백질 셰이크 분말, 에너지바를 상시 비치하고, 밥 때를 놓친 선수들을 위해 선수촌 인기 빵을 따로 포장해 배달하고, 저녁엔 장어, 향정살, 양념게장, 물회, 떡볶이 등 보양식, 간식을 떨어질 틈없이 공수했다. 고된 훈련과 긴장감 속에 집밥같은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힘이 됐다. 휴식시간 틈틈이 선수들이 모여 도란도란 간식을 나눠먹으며 '원팀'의 팀워크도 끈끈해졌다.
2024년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보낼 한식도시락을 제작하며 식재료를 꼼꼼히 챙기고 있는 조은영 영양사. 사진출처=대한체육회
지난 30일 본단 출국을 앞두고 조 영양사는 쇼트트랙 대표팀으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전 선수들의 감사 메시지와 사인을 담은 편지였다. 김민정 코치가 또박또박 눌러쓴 "조은영 영양사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하겠습니다"라는 한줄 아래 최민정, 김길리, 심석희, 이소연, 노도희, 황대헌, 임종언, 신동민, 이준서, 이정민 등 쇼트트랙 국가대표들이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캡틴' 최민정은 "영양사님 덕분에 큰힘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동민은 "아침마다 소고기 무국 세 그릇씩 먹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황대헌은 "영양사님 덕분에 건강하게 시합 잘 준비했습니다", 심석희는 "덕분에 든든히 준비했습니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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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영양사는 "몇 달 동안 선수들과 매일 소통하다 보니, 선수들이 어떤 메뉴와 간식을 가장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면서 "아침에는 소고기 무국과 옥돔구이, 점심에는 짬뽕과 민물장어구이, 저녁에는 한우 소갈비찜과 양념게장을 메뉴에 넣어 식사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했다. "'맛있는 식사 덕분에 힘든 훈련을 버틸 수 있었다'는 선수들의 편지에 영양사로서 큰 보람과 감동을 느꼈다.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했을 뿐이지만, 이 편지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감동을 전했다.
조은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영양사가 밀라노-코르티나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대한체육회2024년 파리올림픽 당시의 현장 급식센터 . 사진출처=대한체육회
31일 선수단 본단과 함께 밀라노에 도착한 조 영양사와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 직원들은 현지 시장을 직접 가보고, 거래처를 체크하며 '필승 도시락' 준비에 나섰다. 총 22억원의 예산으로 밀라노, 코르티나, 리비뇨 3개 지역, 총 36명의 조리 인력이 하루 2번, 총 3500식의 도시락을 태극전사에게 공수한다. 온기 유지를 위해 '발열 트레이'까지 마련했다. 설날인 17일엔 떡국 등 특식을 제공하고, 독일 유명 한식 레스토랑 CEO인 '스키 레전드' 김나미 사무총장(선수단 부단장)은 직접 김치를 담가 엄마 손맛으로 후배들을 응원한다. 전라도 젓갈도 이미 공수를 마쳤다. 조 영양사는 "이미 6개월 전부터 메뉴를 구성하고, 밀라노로 한식 재료를 보내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선수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최고의 맛으로 최고의 힘을 낼 수 있도록 한끼 한끼에 온 마음을 담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