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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르세라핌, 잠실을 홈구장으로 만들다…첫 월드투어의 마지막 페이지 완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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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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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서울 종합운동장 안 잠실실내체육관. 굵고 우렁찬 함성이 구호처럼 일정하게 터져 나왔다. 눈을 감고 들으면, 인기 스포츠 구단의 홈경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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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은 LED 조명 아래, 아이돌 콘서트가 펼쳐진 밤.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의 뻐렁찬 비트와 무대에 객석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응원석이 된 것이다.

르세라핌은 1월 31일, 2월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이지 크레이지 핫 앙코르 인 서울'을 열고, 첫 월드투어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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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아시아, 북미 등 19개 도시에서 총 29회 공연을 펼친 이번 월드투어는 서울 앙코르로 다시 돌아왔다. 르세라핌에게도, 피어나에게도 긴 여정의 끝이었다.

르세라핌은 그 여정을 무대 위에 옮겼다. 투어명이 그대로 암시하듯, 이번 공연의 세트리스트는 미니 3집 '이지(EASY)', 미니 4집 '크레이지(CRAZY)', 미니 5집 '핫(HOT)'으로 이어진 3부작의 흐름을 따른다. 다만 앨범 순서를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분위기에 따라 '이지', '크레이지', '핫' 섹션을 나눠, 세트리스트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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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쏘스뮤직
공연의 시작은 '핫' 섹션이었다. '본 파이어(Born Fire)'를 지나 '애시(Ash)', '핫', '컴 오버(Come Over)'로 이어진 초반부는 몸의 긴장을 끌어올리는 파트였다. 빨간 레이저와 화염 효과, 밴드 사운드가 강조된 편곡이 더해져, 르세라핌 음악이 더 거칠게 밀려왔다. 팬덤 피어나의 함성도 이때부터 굵어졌고, 호흡 역시 빠르게 맞아 들어갔다.

사진 제공=쏘스뮤직
이어지는 '이지(EASY)' 섹션에서는 결이 달라졌다. '굿 본즈(Good Bones)'를 지나 '스완 송(Swan Song)', '블루 플레임(Blue Flame)', '임퓨리티스(Impurities)',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The Great Mermaid)'로 이어지는 구간은 상대적으로 여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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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전자 사운드가 강조된 '스마트(Smart)'에서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함성이 터졌다. 홍은채가 "이걸 위한 빌드업인 것 같다"며 "와와와 구간에서 천장이 뚫릴 정도로 점프해달라"고 외치자, 피어나는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뛰었다. 특히 김채원의 "피어나, 내 동료가 돼라"에 이어지는 "와우 와우 와우", "올레 올레 올레" 구간에서 함성은 인기 스포츠 구단의 홈경기에서 울려 퍼지는 응원가와 다를 바 없었다.

허윤진. 사진 제공=쏘스뮤직
이 열기는 후반부를 채운 '크레이지(CRAZY)' 섹션에서 더 뜨거워졌다. '스파게티(SPAGHETTI)' 멤버 버전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Eve, Psyche & The Bluebeard's Wife)', '크레이지(CRAZY)'가 연달아 이어지며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위로 치솟았다.

무엇보다 '크레이지' 시작과 동시에 전원이 기립했고, "백만볼트 피카츄"를 함께 외치는 장관을 만들기도 했다. 멤버들 역시 객석의 에너지에 놀란 모양새. 허윤진은 "인이어를 뚫고 응원 소리가 들렸다"고 했고, 사쿠라는 "오히려 당황했다"고 웃었다.

김채원. 사진 제공=쏘스뮤직
이어 지금의 르세라핌을 만든 '피어리스(FEARLESS)', '언포기븐(UNFORGIVEN)', '안티프레자일(ANTIFRAGILE)'로 마지막 섹션을 완성, 시퍼런 독기를 품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가겠다는 그룹 색을 다시 한 번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멤버들의 딱딱 맞는 칼군무만큼이나,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딱딱 들어맞는 응원법은 잠실실내체육관을 완전히 하나의 홈구장으로 바꿔놓았다.

사진 제공=쏘스뮤직
무대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삼각형 형태의 메인 LED는 불길이 치솟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르세라핌의 강한 색을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곡에 따라 다른 LED와 무대 연출 덕에, 매 분위기가 달라져 흥미로웠다. 섹션 중간중간 VCR이 이어지면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도 적었다. 러닝타임이 길었음에도 공연이 빠르게 지나간 이유다. 또 각 앨범의 인트로 트랙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연결한 것, 곡마다 다른 사운드를 활용한 것도 공연을 더 재미있게 만든 요소였다.

카즈하. 사진 제공=쏘스뮤직
홈경기 같은 열기가 가라앉은 뒤, 르세라핌은 첫 월드투어를 마친 소감을 전하며 피어나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카즈하는 "처음에는 이 많은 객석을 우리가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며 "하지만 무대에서 피어나를 만날 때마다 큰 용기를 얻었다. 오늘의 기억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고,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사쿠라. 사진 제공=쏘스뮤직
사쿠라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피어나와 함께한 시간이 보물 같다. 투어는 끝났지만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며 "더 큰 무대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고백했다.

홍은채는 "투어 기간 한국 팬들과 함께한 시간이 적어 아쉬웠는데, 이번 앙코르에서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정말 든든했다"며 "받은 사랑을 온전히 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채원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관객을 보며 우리의 진심이 닿았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전하는 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허윤진은 "지난 1년 동안 약 30만 명의 팬을 만나며 팀이 무엇인지 배운 시간이었다"며 "다섯 명이 함께 걸어갈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은채. 사진 제공=쏘스뮤직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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