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2026시즌 마운드 운용 윤곽이 공개됐다.
박진만 감독은 21일 괌 스프링캠프로 출국하며 올 시즌 투수진 운용의 핵심 키워드로 '두터운 불펜'과 '불확실한 5선발 교통정리'를 꼽았다.
선발진 완성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는 좌완 이승현(24). 박진만 감독은 애정 어린 조언과 동시에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현재 삼성의 선발진은 4선발까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다. 하지만 고민은 '우완 편중'이다. 박 감독은 "우리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우완이다 보니, 밸런스 측면에서는 좌승현이 5선발을 맡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좌타자가 즐비한 KBO 리그 특성상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한 좌완 카드가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냉철하게 현실을 짚었다.
지난 2년간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던 이승현의 성과에 대해 "확실하게 자기 어필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무한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제는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계산 서는 투수'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캠프가 좌승현에게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승현의 뒤에는 호시탐탐 선발 한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들이 줄을 서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불펜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거둔 양창섭과 이승민을 직접 언급했다.
특히 양창섭(27)은 이승현에게 현실 위협이다.
루키시즌이던 2018년 7승을 거두며 최고 선발로 폭풍성장하는듯 했던 양창섭은 부상과 수술 등으로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불펜에서 경험을 쌓으며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을 회복했다. 지난해 33경기에서 3승3패 2홀드 3.43의 평균자책점으로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했다. 스피드도 늘었고, 공격적 피칭의 강점도 있는 강력한 5선발 후보다.
이승민(26) 역시 주목받는 다크호스. 군 제대 후 볼끝도 더 강해지고 한층 성숙해진 피칭으로 선발 경쟁에 가세했다. 이승현을 대체할 수 있는 좌완 프리미엄도 있다.
박 감독은 "이 세 선수 중 한 명을 5선발로 낙점할 계획"이라며 캠프 기간 내내 치열한 서바이벌을 예고했다. 좌승현이 '좌완 프리미엄'에 안주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삼성이 이번 캠프에서 불펜진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세운 만큼, 5선발은 긴 이닝을 책임져주는 동시에 불펜의 과부하를 막아줄 '안정감'이 필수적이다. 박진만 감독의 구상 속에서 좌승현이 '최적의 솔루션'임을 스스로 증명해낼 수 있을까.
좌승현의 '각성' 여부에 삼성의 2026 선발진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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