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군에서 시작해서 많이 내려놨었다. 2군에서 마지막 준비를 잘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지난해 6월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전. KIA의 12대2 대승을 이끈 고종욱은 흐느끼며 오열했다. 4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 만점 활약. 1군에서 또 한번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낸 게 믿기지 않기도 했고, 그동안 2군에서 꾹꾹 눌러왔던 마음이 터졌다.
고종욱은 2024년부터 1군에서 급격히 기회가 줄고 있었다. 2024년 28경기, 지난해 46경기 출전에 그쳤다. 1989년생 베테랑. 나이도 나이지만, 외야 수비가 냉정히 안정적이진 않다 보니 점점 1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었다.
방망이는 분명 큰 장점이다. 지난 시즌 대타로 경기에 나섰을 때 타율이 3할5푼(20타수 7안타)에 이른다. 시즌 타율은 2할9푼6리다. 클러치 상황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고)종욱이가 배팅 감각으로 봤을 때는 우리 팀에서 최형우(현 삼성 라이온즈) 정도의 레벨이라 생각한다. 종욱이가 나가 있으면 팀 자체가 약간 분위기가 상승하는 효과가 조금 있다. 워낙 밝고, 타석에서 퍼포먼스 같은 것도 선수들이 흥이 나게끔 만들어주는 게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과거 고종욱을 지도했던 염경엽 LG 감독은 "나는 종욱이가 제일 무섭다. 종욱이를 알기 때문에, 걔는 삼진이 없다. 원바운드 공도 치는 애니까"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그럼에도 분명한 한계 탓에 KIA는 연봉 협상에서 좋은 대우를 하진 못했다. 고종욱은 지난해 연봉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삭감된 1억원에 사인했다. 야수 가운데 김도영(-50%)과 이창진(-35.7%) 다음으로 높은 삭감률인 -33.3%를 기록했다.
올해도 고종욱의 쓰임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는 KIA가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해럴드 카스트로를 영입했다. 좌익수 카스트로- 중견수 김호령-우익수 나성범을 우선 주전으로 고려하고 있다. 박정우 박재현 한승연 등 젊은 외야수들이 백업 경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고종욱에게 얼마나 기회가 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도 지난해 6월과 같은 기적이 올해도 없으리란 법은 없다. 고종욱은 일단 일본 고치에서 진행하는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차근차근 몸을 만들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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