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숨고 싶었다." "증발하고 싶었다."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에 대한 압박은 선수나 가족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2일 공개된 신동엽의 유튜브 채널 '짠한형'에는 류현진, 황재균, 손아섭과 류현진의 아내이자 스포츠아나운서 출신 배지현이 출연해 'UP그레이드(?) 폭로전??류현진 황재균 손아섭 배지현'라는 제목으로 꾸며졌다.
이날 토크의 핵심은 결국 '무게'였다. 선수 생활의 종착역을 언제 찍을지, 큰 경기에서 무너지는 흐름이 얼마나 잔인한지, 웃음이 넘치던 술자리 토크가 어느 순간 진지해졌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한국시리즈 기억으로 넘어갔다. 신동엽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이었던 류현진에게 당시를 묻자 "숨고 싶었다"고 짧게 답했다. 자막에는 '3이닝 7실점'이라고 박혔다. 아내 배지현도 마찬가지였다. 배지현은 "그날 굉장히 추웠다. 한화가 1회부터 점수를 냈고, 1회 말은 남편이 멋있게 막아서 '됐다' 싶었는데 2회에 갑자기 첫째 아들 혜성이가 컵을 깨뜨리더라"고 말했다. 이에 류현진은 "그걸 혜성이 탓으로 돌리는 거야"라고 웃으며 "그럼 나야 고맙지"라고 말했다. 이어 배지현은 "저는 그런 징크스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엄하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며 "설명할 수 없는 흐름이다. 관중석에서 9회까지'이기기만 해라'고 속으로 빌었는데 중간에 일어날 수도 없고 9회까지 가서 패했다. 가시방석이었다. 증발하고 싶었다"며 경기장에 '끝까지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의 체감 압박에 대해 털어놨다.
황재균은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꺼냈다. "은퇴 시기를 언제 잡아야 되나. 1년을 더 해야 되나, 2년을 더 해야 되나 요즘 그 고민이 더 많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나이보다 '경쟁 체감'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영상은 지난 해 12워 10일 촬영됐고 황재균은 결국 12월 19일 은퇴를 선언했다.
손아섭은 "어린 친구들이 계속 들어오는데, 붙어서 버겁다고 느낄 때 그때는 깔끔하게 타월을 던져야 한다"면서도 "강제로 은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올 시즌 한정으로는 아직 경쟁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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