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김도영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본격적인 전환 시점은 2027년으로 잡았지만, 올해부터 조금씩 유격수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맞지 않는 옷을 굳이 입힐 생각은 없다. 수비 부담이 김도영의 강점인 타격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되면, 3루수로 그대로 둘 수도 있다. 현재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성공만 한다면 김도영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을 수밖에 없다. 2024년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KBO리그를 휘저은 김도영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고, 지난해 연봉을 5억원까지 올렸다. 2024년 연봉은 1억원. 무려 400% 파격 인상이었다.
MVP 시즌의 타격을 유지하면서 유격수 전환까지 성공한다면, 프로 4년차 역대 최고 연봉 5억원을 받은 임팩트는 가뿐하게 넘길 수 있다.
김도영의 올해 연봉은 2억50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 시즌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30경기밖에 뛰지 못했기 때문. 김도영은 겸허히 삭감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다시 실력으로 가치를 되찾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당장 스프링캠프에서는 3루 수비 훈련에 집중한다. 조만간 WBC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지난달 사이판 1차 캠프에서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김도영의 몸 상태에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내야수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부상으로 동시에 이탈해 김도영이 꼭 필요하기도 하다. 대표팀에서 김도영은 3루수를 맡을 확률이 높다.
이범호 KIA 감독은 "(캠프에서) 우선 (김)도영이가 움직이는 것을 체크해 보고, 3루수랑 유격수를 병행하면서 수비를 시켜 보려고 한다. 제리드 데일(아시아쿼터)이 유격수를 봐도 되고, 3루수와 2루수를 봐도 되고 내야 전 포지션을 다 할 수 있어서 도영이가 유격수를 보는 것은 문제가 없고 타격에도 지장이 없다고 하면 서로 (포지션을) 바꿔도 된다"면서도 "중간에 WBC에 가면 아무래도 3루수를 볼 확률이 높아서 유격수를 병행해서 처음부터 시키는 게 본인한테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3루수를 시키고, WBC를 마치고 시즌 들어왔을 때 유격수와 3루수를 병행시키면서 차근차근 경기 수를 늘려가는 게 지금은 제일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언제든 유격수로 뛰라는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김도영은 "(유격수는)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던 자리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며 "팀에서 시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를 노려서 집중적으로 한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고, (유격수와 3루수 병행 가능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3루수랑 유격수는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부하가 많이 안 걸리는 몸 상태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도영이 KIA의 예상대로 2년 안에 유격수로 완벽히 전환한다면, 모처럼 대형 유격수가 탄생할 수 있다. 강정호(은퇴) 김하성 오지환(LG 트윈스) 이후 타석에서도 파괴력 있는 유격수가 냉정히 없기 때문. 올겨울 최대어였던 박찬호(두산 베어스)는 4년 80억원에 계약했으나 장타력에 아쉬움이 있고, 김주원(NC 다이노스) 박성한(SSG 랜더스)도 마찬가지다. 김도영이 리그 유격수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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