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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꽁, 발이 꽁" 찬바람에도 청춘…'설원'에 남긴 발자국의 추억 가득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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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 천년주목나무 숲길은 초입부터 상고대가 방문객을 반긴다. 사진=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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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한 겨울의 낭만도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에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불구, 눈을 찾아 평창으로 향했다. 지난 23일 평창에는 발목 정도 높이까지 눈이 내렸다. 설원의 고요함과 한 눈에 담기 힘든 웅장한 풍경 앞에 속세의 시름은 사라진다. 길에서 마주한 상고대의 아름다움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입에서 뿜어내는 내는 새하얀 입김에 내 안의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뽀득' 설원에 남긴 선명한 발자국은 선명하고, 추운 날씨에 각성한한 몸과 마음에 '청춘'의 스며듦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의 원천이다. 한 겨울 청춘 예찬, 지금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평창이다.

◇발왕산 천년주목나무 숲길은 산림청, 평창군과 협의해 만든 무장에 데크길이다. 남녀노소 편안하게 겨울 산을 즐길 수 있다. 사진=김세형
눈부신 아름다움 상고대 '모나용평'

20대 초반 겨울, 처음 본 상고대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다. 상고대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것으로, 나뭇가지 등에 밤새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찬바람과 구름을 뚫고 나온 햇살을 머금은 겨울꽃의 반짝임은 그 어떤 보석보다 오색 찬란하다. 예전엔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던 상고대는 온난화 영향으로 깊고, 높은 산에서나 제 모습을 드러낸다.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는 켜켜이 싸인 설산의 장관을 오롯이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제공=모나용평
평창엔 상고대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모나용평이다. 스키장을 품고 있으니 눈 구경만큼은 겨울이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곳이다. 스키장 하단부에서 설원을 가로질러 5분 가량 걷다 보면 발왕산 정상까지 연결된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나온다. 케이블카는 가족 및 동행 방문객 단위 탑승이 이뤄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발왕산 정상까지 이동시간은 20분~25분 남짓. 상당히 긴 시간이다. 슬로프를 활강하는 스키어와 눈 덮인 설산의 풍경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오랜 시간 탑승이 지겨울 법하지만, 주변 풍경을 이리저리 살피다 보면 어느덧 정상이다. 발왕산 정상에는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와 천년주목나무 숲이 있다.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는 설산의 장관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장소다. 바람이 제법 세지만,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를 걷는 이들의 발길이 계속된다.

◇천년주목나무숲길 중간에 있는 속이 텅 빈 주목나무는 사람이 들어가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는 명소다. 사진=김세형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를 뒤로하고 천년주목나무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천년주목나무숲에는 모나용평이 산림청, 평창군과 협의해 만든 무장에 데크길이 있다. 데크길 초입 양쪽으로 반짝반짝한 상고대가 장관이다. 왕의 나무라 불리는 주목 나무를 마주하기 위한 발걸음이 가볍다. 나뭇잎이 없어 앙상하지만, 붉은 나무색과 눈의 흰 색이 어우러져 눈길이 닿는 곳곳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이 가득하다. 어머니 왕주목, 아버지 왕주목을 비롯해 왕발주목, 고해주목, 8왕눈이주목 등 이름도 제각각인 주목 나무와 마주하다 보면 어느 덧 산책의 중반부에 다다른다. 천년주목숲길 중간에 속이 텅 빈 주목 나무는 사진 명소다. 천년주목숲길 후반부에 있는 발왕수를 한잔 마시면, 청량함이 온몸을 감싼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겨울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뽀득,뽀득' 눈 밟은 소리에 귀도 즐겁다. 사진제공=지엔씨21
겨울 산의 '찐' 매력 '월정사 전나무 숲길'

모나용평을 뒤로하고 오대산으로 향했다. 때마침 눈이 내린 터라 설렘이 가득하다. '뽀득, 뽀득' 흰 눈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즐거움에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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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은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개 봉우리와 월정사, 상원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을 품고 있는 산이다. 월정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빽빽한 전나무 숲과 중턱의 사스래나무, 정상 부근의 눈측백나무와 주목 군락, 호령계곡의 난티나무 군락이 유명하다.

겨울철 오대산을 찾은 이유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보기 위해서다.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월정사 전나무숲길. 일주문을 지나 월정사를 향해 걷다 보면 좌우로 아름드리 큰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장쾌하게 뻗은 전나무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향기를 뿜어낸다.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전나무숲길 풍경이 더 장관이다. 혹자는 봄, 여름, 가을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산을 조금 다녀본 사람은 다 안다. 겨울 산의 풍경이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월정사 전나무숲길의 전나무는 평균 나이가 약 83년에 달하며 최고령 나무는 370년이 넘는다. 주변에는 수달이나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340여 종이 살고 있는 웰빙 산책 코스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끝자락엔 월정사가 있다. 주요 문화재로는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등이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월정사 전나무숲길의 끝자락에는 월정사가 있다.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으로, 산 전체가 불교 성지가 되는 곳은 남한에서는 오대산이 유일하다. 종교적인 이유는 잠시 접어둬도 좋다. 조선시대의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고, 아름다운 겨울 풍경은 종교를 넘어 보는 이들에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월정사의 주요 문화재로는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일명 약왕보살상이라고도 하는 보물 제139호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오대산에 왔다면 월정사 성보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불교 유물과 탱화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 현대적 시설에 따뜻한 실내 감상을 할 수 있어, 추운 몸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대관령삼양목장은 산 위에 풍력발전기가 즐비하다.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
풍력발전기, 사진 속 그곳 '대관령삼양목장'

높은 산자락에 풍력발전기가 즐비하다. 사진 속에서 봤던 그곳, 대관령삼양목장이다. 삼양목장은 해발 850~147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동양 최대의 목장이다. 600만평의 부지에 방목되는 동물과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는 자연 바람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관령삼양목장광장에서 정상인 동해전망대(1140m)까지의 거리는 4.5km로 이 구간 안에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이 가능한 목책로 5개 구간을 비롯해 곳곳에 풍력발전기(총 53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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