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FA 시장에 남아있는 단 한명의 선수.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 보유자인 외야수 손아섭이다.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10개 구단 모두 스프링캠프 일정 소화에 한창이지만, 손아섭은 아직 국내에 남아있다.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탓이다. 옵트아웃 혹은 FA를 신청한 선수들 중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유일한 선수 역시 손아섭 뿐이다.
1년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다. 누구보다 당사자인 손아섭이 당황스럽겠지만, 꾸준함의 상징이자 리그 최고의 베테랑 교타자로 꼽히는 그가 이렇게 오랜 시간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할거라고는 예상도 어려웠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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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 소속팀인 한화는 지난해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손아섭을 영입했지만, 올해 선수단 구성과 시즌 운영 계획에서는 후순위로 밀린 게 사실이다.
외부 FA로 4년 최대 100억원의 조건에 강백호를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도 외야수인 요나단 페라자를 재영입했다. 강백호의 경우 1루 혹은 지명타자로 나갈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쨌거나 문현빈, 이진영, 김태연 등 기존 멤버들까지 감안했을때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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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따라서 한화에 남는다고 하더라도 기회를 장담할 수 없는데, 타팀들 역시 차가운 반응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와 활용도에 대한 물음표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손아섭의 나이 그리고 최근의 부상 이력이나 이전보다는 줄어든 기량 등을 감안했을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팀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보상금이 7억5000만원인 것 역시 어느정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까지 열어두겠다는 제스춰를 취하고 있는데, 일단 시간은 좀 더 길어지고 있다. 몇 구단과 조용히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인데, 최종 성사에 이르지 못했다. 손아섭 영입을 검토까지는 해본 후 철수한 구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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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은 지난해 12월 촬영한 한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이나 그런 것보다는 내 스스로가 싸움이 안될 것 같으면 깔끔하게 수건을 던져야 할 것 같다"면서 "건방지게 들릴 수 있는데 아직 버검지는 않다. 이길 자신이 있을 때까지는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아직까지는 자신이 있다"고 진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손아섭. 스포츠조선DB
또 "내 생각과 구단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강제로 은퇴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올 시즌 한정으로는 아직 충분히 경쟁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한번의 기회는 올 수 있다. 손아섭이 새 소속팀 혹은 한화의 스프링캠프를 함께하진 못하지만, 캠프 기간 혹은 개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타선 보강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팀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손아섭이 합류했을 경우 최소 2할8푼 이상은 언제든 칠 수 있는 타자라는 상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격력에 대한 고민을 가진 구단들은 이 부분을 눈여겨볼 수 밖에 없다.
관건은 역시 조건이다. 손아섭이 연봉이나 계약 기간에 있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역으로 계속 뛰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다음은 한화와의 조율이 다음 관문이 될 수 있다. 보상금과 계약 조건 사이에서의 줄다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