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폭풍 인상' KIA 역사 쓴 신예 처음이라니, 묻고 또 배웠다…"지금 150㎞? 아무 의미 없어"
by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성영탁(왼쪽)이 아담 올러와 불펜 피칭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마미오시마(일본)=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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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오시마(일본)=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 150㎞ 던지는 것은 아무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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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아마미오시마 아마미카와쇼구장. KIA 타이거즈 성영탁은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무엇이 그렇게 궁금했던 것일까.
올러는 "성영탁이 스프링캠프 때는 어떤 목표를 갖고 던져야 하는지 물었다. 구속은 신경 쓰지 말라고 강조했다. 메커니즘이나 공을 던질 때 느낌, 회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스프링캠프는 구속이 아닌 이런 것들을 조금 더 갈고 닦고 준비하고 노력하는 기간이라고 알려줬다. 시속 지금 150㎞ 이상 던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시즌이 시작되면 구속은 올라온다. 나도 작년 스프링캠프 때는 거의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는데, 시즌이 길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고 그래서 시즌 중간에 탈(팔꿈치 염증)이 났다. 올해는 시범경기 때까지 시속 145㎞ 정도를 유지하면서 던지려고 노력하는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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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은 2024년 10라운드 96순위로 KIA에 입단해 프로 2년차였던 지난해 처음 1군 마운드를 밟았다. 2군에서 보고가 좋아 한번 기회를 줬는데,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배짱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단번에 필승조로 도약했다. 데뷔전 이후 17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구단 역대 최장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5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55일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덕분에 성영탁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난해 KBO 최저 연봉 30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무려 300% 인상된 1억2000만원에 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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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지만, 여전히 낯선 게 많은 프로 3년차 선수다. 게다가 올해 처음 1군 스프링캠프에 왔다. 시즌 준비 과정에 변화를 줘야 할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마침 그때 보인 게 올러였고, 올러는 신예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줬다.
KIA 타이거즈 성영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곽도규(왼쪽)와 대화하는 성영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성영탁은 "내가 2군에 있을 때는 겨울에 컨디션을 많이 올려놓고, 한 시즌을 유지하는 느낌으로 갔다. 아무래도 2군과 1군의 경기 수가 다르니까. 올러에게 물었더니 천천히 컨디션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 불펜 투수니까 천천히 올려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겨울에 다 올려놓고 유지하는 느낌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나는 지금도 100%로 던지고 싶은데, 코치님께서는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그만하라고 하셨다. 이제야 조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립이 된 느낌"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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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에 긴장감이 넘치다 보니 더 조급한 마음이 들 만하다. KIA는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에 필승조 조상우 김범수 홍건희와 계약을 한꺼번에 진행했다. 불펜 약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스토브리그를 보내다 막판에 승부수를 던진 것.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태양까지. 기회가 절박했던 베테랑들이 다 KIA로 모이면서 건강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올러는 성영탁에게 "작년에 우리 팀에서 굉장히 잘한 선수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지금 구속을 크게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성영탁은 베테랑 불펜들의 합류와 관련해 "캐치볼하는 것도 보고, 많이 배운다. 내가 가서 직접 물어보진 못했지만, 선배들만의 성향이나 투구 리듬 이런 것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필승조 개편을 예고하면서도 정해영 전상현 성영탁까지는 상수로 분류해뒀다.
성영탁은 이에 "필승조로 던질 수 있는 것은 영광이다. 그저 안 아픈 게 목표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니까 보답해야 하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봉 인상과 관련해서는 "계약서 받기 전에 에이전트로부터 금액을 들었을 때 '네? 그 금액이 맞습니까? 지금 바로 사인하면 안 됩니까?' 그랬다(웃음). 많이 놀랐다. 생각도 못했던 금액"이라며 폭풍 인상된 몸값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KIA 타이거즈 성영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아마미오시마(일본)=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