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영국의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 후보들이 불법 헬맷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스켈레톤 세계 챔피언' 맷 웨스턴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착용할 계획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헬맷이 '불법' 판정을 받으며 큰 악재를 맞은 것.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이 지난달 29일 내린 이 결정은 웨스턴뿐만 아니라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팀 동료이자 가장 강력한 금메달 라이벌 마커스 와이어트의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5일 영국봅슬레이-스켈레톤협회(BBSA)가 IBSF의 해당 결정에 대해 긴급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기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는 만큼 항소 심리는 6일 진행되며 최종 판결은 이튿날 바로 나올 예정이다.
데일리 메일은 '웨스턴과 와이어트 모두 이 새로운 디자인의 헬멧을 이전에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두 선수는 2025~2026 월드컵 시즌에 착용했던 기존 헬멧으로 복귀할 수 있다. 당시 웨스턴은 7번의 레이스 중 5번 우승, 와이어트는 2번 우승을 차지했다'고 썼다. '이들의 압도적인 기량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방증하지만, 기술 혁신을 자부해 온 영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분노와 당혹감을 자아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법 헬맷 논란의 근본 원인은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새로운 스켈레톤 헬멧 설계 규정 때문이다. 영국 측은 자신들의 최신 헬멧이 2027년 매뉴얼에는 부합하지만, 이번 올림픽에 적용되는 현행 규정에는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생모리츠에서 장비를 테스트하던 중 해당 오류가 발견됐다.
CAS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본 사건은 팀 GB 스켈레톤 팀의 안전 헬멧이 IBSF 스켈레톤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IBSF의 결정에 관한 것"이라면서 "2026년 2월 2일 접수된 항소는 헬멧의 형상이 IBSF 스켈레톤 규정에 어긋난다는 1월 29일자 IBSF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이다. BBSA가 자금을 지원해 설계 및 제작된 팀 GB의 헬멧은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BBSA는 CAS 재판부가 팀 GB의 헬멧이 규정을 준수하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및 향후 IBSF 대회에서 사용하기에 안전하다고 판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 헬멧이 현재 사용중인 다른 어떤 헬멧보다 선수의 건강과 안전에 유익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인정해줄 것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선수들이 최근 수십 년간 스켈레톤 종목을 지배해온 가운데 '기술 도핑'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리지 야놀드가 금메달을 땄을 때도 캐나다가 영국의 경기복(스킨수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영국은 이번 밀라노-코르티나올림픽을 앞두고 비인기 종목 스켈레톤에 무려 550만 파운드(약 109억원) 이상의 복권 기금을 쏟아부었다. 데일리메일은 '전폭적인 투자를 통한 기술 혁신으로 전통적인 동계 스포츠 강국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졌지만 이번에는 영국 측이 지나치게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남는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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