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초반이 중요합니다."
최근 시도민구단 스태프 혹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매 시즌을 앞두고 으레 나오는 말이다. 특히 최근 K리그2의 경우 초반 성적이 승격 결과를 좌우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좀 다르다. 6월 1일 열리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문이다. 4년간 새롭게 일할 각 지역의 단체장이 선출된다.
지방선거는 축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다. 시도민구단의 구단주는 단체장이다. 도민 구단은 도지사가, 시민 구단은 시장이 최종 결정권자다. 구단주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운영 방향이 달라진다. 특히 새로운 단체장의 당적이 바뀔 경우에는, 그 변화의 폭은 상상을 초월한다. 축구단은 이른바 '선거 공신'들에게 자리를 주기 가장 편한 기관 중 하나다. 대표이사 혹은 단장은 물론, 프런트, 심지어 감독까지 바뀔 수 있다.
K리그에는 현재 시도민구단이 무려 19개팀이나 된다. K리그1에 6개팀(강원, 광주, 김천, 부천, 안양, 인천), K리그2에 13개팀(경남, 김포, 김해, 대구, 성남, 수원FC, 안산, 용인, 천안, 충남아산, 충북청주, 파주, 화성)이 있다. K리그 전체 29개팀 중 65.5%에 달한다. 게다가 올 시즌부터 용인, 파주, 김해 등이 K리그2에 새롭게 입성했다.
시도민구단 관계자는 물론 많은 축구인들은 벌써부터 지방선거 판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누가 되면 누가 대표로 간다더라', '누가 유력 후보에게 줄을 댔다', '누가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때문에 현직에 있는 시도민구단 관계자 중 티는 내지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는 이가 제법 된다. 선거 구도가 복잡할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중요한 게 초반 성적이다. 지방선거가 펼쳐지는 6월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경우, 아무래도 혹시 모를 변화의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아무리 단체장이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하더라도, 잘 나가는 팀에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혹시라도 변화를 줘서 성적이 내려갈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단체장에게 돌아간다. 특히 최근에는 팬들이 구단 운영에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적극적이다. '버스 시위'라도 나서면 골치 아프다.
상황이야 어떻든, 정치가 여전히 축구를 지배하는 분위기는 씁쓸하기만 하다. K리그가 외연 확장에 주력하며 시도민구단의 숫자는 더 늘어났다. 물론 이전보다야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시도민구단은 여전히 단체장 말 한마디에 존폐 기로에 설 정도로 외풍에 취약하다. 혹시라도 축구에 관심이 없는 단체장이 부임하면, 구단 운영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구단 운영이 시 재정, 도 재정에 의존하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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