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야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 평가전을 위해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원태인, 문동주. 김포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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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문동주 대체자라는 표현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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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고의 광속구 투수 문동주(한화)가 결국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예기치 못한 어깨 통증 때문이다. 대표팀의 '우완 에이스'로 낙점됐던 마운드 핵이 빠졌지만, 류지현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대체자'라는 단어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류지현 감독은 "최종 엔트리 30명을 발표한 이후 선수가 교체된 것이 아니다. 제출 기한 내에 최선의 30인을 확정한 것"이라며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누군가의 대안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동주의 공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선발된 선수들, 특히 서른번째로 선발된 선수의 자존심을 보호하려는 '심리적 배려'로 풀이된다.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이 6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WBC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류지현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2.06/
문동주 이탈은 대표팀 운영 전략에 큰 차질을 의미한다. 류 감독은 "문동주를 1라운드 가장 중요한 경기에 전략적으로 기용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대만이나 일본 같은 강팀의 타선을 억누르려던 구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셈. 류 감독은 "다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자리에서 전략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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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자연스럽게 '빅게임 피처' 원태인(삼성)에게 옮겨진다. 문동주가 빠진 우완 선발진에서 국제 대회 경험과 안정감을 모두 갖춘 확실한 카드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이미 KBO리그 포스트시즌과 각종 국제 대회 등 중요한 경기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호투로 '빅게임 피처'임을 입증해 왔다. 문동주라는 강력한 방패가 사라진 지금, 대만전과 일본전이라는 벼랑 끝 승부에서 선발 마운드를 책임져야 할 그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2025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이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원태인이 미소 짓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08/
2019년 데뷔 후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25경기, 100이닝 이상 소화해온 꾸준함의 대명사.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하다. 2020 도쿄 올림픽, 20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WBC,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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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큰 경기일수록 강해진다. 집중력과 정교한 제구력이 배가된다.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위기 관리 능력이 듬직하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올시즌 후 FA가 되는 원태인에게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졌다. 원태인, 문동주가 몸을 풀며 두 손을 맞잡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05/
원태인으로선 문동주의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대표팀 소집기간 동안 두 선수는 늘 붙어다녔다. 스트레칭도 같이 했다. 원태인은 "버스도 옆 자리고 계속 따라다닌다. 귀찮다"며 웃었다. 이어 "그런데 예쁘다.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는 후배가 있다는 거 아니겠나"라며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거의 애착 인형 수준이다. 내가 애착 인형을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내가 문동주 애착 인형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대체자는 없다"는 류지현 감독의 단호한 메시지. 남은 투수들에게 '너희가 주인공'이라는 강력한 신뢰와 책임감을 던졌다. 모든 투수가 마찬가지지만 원태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