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5년, 10년 뒤에는 지금 이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은 역대 가장 많은 4명의 한국계 외국 국적 선수들이 출전한다. 부모의 혈통을 따를 수 있는 WBC만의 독특한 규정 때문에 가능했는데, 2023년 대회때 토미 에드먼(현 LA 다저스)이 역대 최초였다. 이번 대회에는 라일리 오브라이언, 저마이 존스, 데인 더닝, 셰이 위트컴까지 4명이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다.
사실 참가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선수가 한명 더 있다. 현재 SSG 랜더스 소속으로 뛰고 있는 미국 국적 투수 미치 화이트다. 화이트는 어머니가 한국계인, '하프 코리안'이다. 외가 가족들이 성공한 미국 이민 한인으로 꼽히기 때문에, 그에게 한국은 이미 익숙하다. 또 지난해 SSG로 이적하면서 이제는 한국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 역시 그가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는 것 아니냐는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자라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두루 경험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상대했기 때문에 국제 대회에서도 분명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자원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도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화이트는 SSG 팀내에서도 성품과 성향이 좋은 선수로 꼽힌다.
화이트는 지난해 SSG와 계약을 한 이후 WBC 참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불러주시면 영광"이라고 이야기 해왔다.
그런데 화이트는 왜 최종 명단에 뽑히지 않았을까. 류지현 감독이 직접 화이트와 시즌 중 만나 면담을 갖기도 했지만, 그는 줄곧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화이트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화이트는 "사실 최근 몇년간 제가 시즌을 시작할때 계속 생각했던대로 되지 않았었다. 지난해에도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부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명확하게 참가하는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은 생각도 당연히 있었지만 최근 몇년간 시즌초에 유독 고전했던 상황을 감안했을때 이번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WBC는 정규 시즌 개막 직전인 3월에 열리는 대회다. 화이트는 지난해에도 캠프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달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었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몸을 잘 만들어왔다. 이숭용 감독이 "지금 당장 실전 경기를 던져도 될 정도로 잘 만들어왔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화이트 스스로도 WBC 참가가 조심스러웠고, 아쉽지만 정중히 고사를 하는 쪽으로 선택했다.
화이트는 "사실 저도 그렇고, 저희 어머니도 내가 나갈 수 있길 바라셨다. 나중에 5년이나 10년이 지난 후에논 '아 그때 나갈걸'하고 후회할 수 있는 상황도 오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덤덤하게 입장을 밝혔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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