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울지 마, 선영석."
'선영석' 김선영(33·강릉시청)-정영석(27·강원도청) 조가 4연패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쏟았다. '선영석'조는 6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4차전에서 '강호' 영국 제니퍼 도즈-브루스 무아트 조를 상대로 2대8로 대패했다. 직전 베이징 대회 여자컬링 금메달리스트 도즈, 은메달리스트 무아트의 신들린 샷에 맞서 혼신의 샷과 스위핑, 작전으로 맞섰지만 경험 차, 실력 차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 지옥 대진 속에 강호 스웨덴-이탈리아-스위스에 연패했고, 4경기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했다. 스포츠는 기세인데 자꾸 지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졌다. 한국선수단 중 가장 먼저 경기를 시작해 대회 초반 미디어와 팬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 여자컬링 '팀킴'의 일원으로 이번이 3번째 올림픽인 베테랑 김선영조차 흔들렸다. 올림픽 유경험자인 누나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작용했다. 생애 첫 올림픽 도전에서 4강 이상, 포디움을 목표 삼은 정영석도 강호들과의 격돌, 잇단 패배에 100%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위축된 모습. 이미 수차례 세계선수권, 올림픽 무대 포디움을 섭렵한 노련한 베테랑들을 상대로 매경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주관 방송사 JTBC 해설위원으로 나선 '팀킴' 김은정과 김영미도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중계 내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좋은 샷이었는데" "정말 잘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힘을 내주면 좋겠다"며 후배 '선영석'의 도전을 응원하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상대가 너무 강하다. 자꾸 지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진다. 평소 잘하던 샷도 잘 안된다. 저 마음을 알 것같다"며 안타까워 하다 목이 메기도 했다.
김선영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자가 '팀킴 언니'들의 응원과 안타까운 눈물을 언급하자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대답을 이어가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았다. "중간에 약간 힘들어서 언니들에게 연락했다. 언니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고, 행복하게 컬링하는 게 좋다고 해서 좀 자신감 있게 더하려고 했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생각보다 안되고 있다. 어제까지 멘탈을 잡고 있었는데, 오늘은 내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영석이에게도 많이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른 김선영은 "아직도 많은 경기가 남았다. 우리 경기를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남은 경기는 내가 더 정신 차리고 집중해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누나의 눈물에 애써 담담함을 유지했던 1999년생 동생 정영석도 그만 울컥했다. "항상 끝나고 나서 아이스 컨디션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상대도 똑같은 아이스를 타고 있다. 환경이나 아이스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은 전혀 없다. 준비하고 노력한 부분에 대해 못 보여준 것이 아쉽다"더니 울음을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후배 정영석의 어깨를 다독인 김선영은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의 케미를 보여주고 싶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일은 좀더 적응을 잘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선영석'은 7일 오후 10시35분 나란히 전패를 기록중인 '난적' 체코를 상대로 간절한 첫 승 도전에 나선다. 8일 새벽 3시5분에는 강호 미국과 격돌한다.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영광은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데 있다. 스포츠도, 올림픽도 그렇다.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며 어렵게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4년에 한번 찾아오는 꿈의 무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함께 준비한 100%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정면으로 맞서 후회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오는 용기도 성공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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