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왜 불펜 아닌 최형우였나?"에 대한 답이 나오고 있다.
괌 스프링캠프에서 포착된 최형우의 원포인트 레슨.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를 이끌 청년 거포들에게 돈 주고 살 수 없는 과외 공부가 되고 있다.
'차세대 좌타 거포' 함수호도 이미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8일 공개된 구단 인터뷰에서 함수호(20)는 괌 캠프 기간 중 가장 큰 수확으로 대선배 최형우(43)와의 만남을 꼽았다. 미처 깨우치지 못했던 실질적인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를 한 마디 조언을 통해 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수호는 "형우 선배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스윙할 때 다리가 빨리 떨어지면 타이밍이 안 맞을 가능성이 높으니, 밸런스를 최대한 길게 가져가라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파워를 바탕으로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고교 강백호'에게 전설이 건넨 첫 번째 열쇠는 바로 '기다림과 밸런스'였다.
삼성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를 영입했을 때, 일각에서는 마흔을 넘긴 노장에게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약점인 불펜보강에 나서지 않고 최형우를 영입하는 데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최형우 영입 효과는 이미 괌 캠프에서부터 불고 있다. 존재만으로도 유망주들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매개체. 막내 급 뿐 아니라 심지어 강민호까지 큰 형님 중심으로 뭉치게 하는 마성의 매력도 있다.
괌 캠프 초반, 함수호는 최형우와 외야 훈련을 함께 하면서도 선뜻 다가서기 힘들었다.
구자욱이 "띠띠동갑"이라며 장난을 칠 만큼 엄청난 나이 차지만, 최형우 스스로, 그리고 주변에서 연결을 자청하고 나섰다.
삼성 박한이 타격코치는 "수호야, 형우 형 하는 거 보고 배워"라고 말했고, 최형우는 "쉬운 형이니 편하게 다가오라"며 벽을 허물었다. 함수호는 "배트를 정말 부드럽게 다루시는 모습, 특히 왼손 투수를 상대로 공을 결대로 밀어치는 능력을 꼭 배우고 싶다"며 경외심을 드러냈다. 함수호의 공항인터뷰를 본 최형우가 먼저 다가섰다.
최형우는 10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 대해 "어린 선수들과 소통을 한다고 했는데, 내 성격에 비해서는 적극적으로 많이 다가간 것 같다. 특히, 수호는 공항에서 한 인터뷰를 봤다. 수호가 먼저 다가오기는 아무래도 힘들 거니까 내가 먼저 불러서 이야기하고 운동하고 했다"고 말했다.
선배의 조언은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함수호는 2년 연속 1군 캠프에서 함께 하고 있는 동기 심재훈과 특별한 약속을 했다. 매일 밤 30분씩 야간 스윙 연습을 함께하기로 한 것.
그는 "작년에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바빴지만, 올해는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자신감이 붙었다"며 "외야에 좋은 형들이 많아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1군에 오래 머무는 것이 목표"라고 과제와 포부를 밝혔다.
함수호는 캠프 전 호주리그를 통해 외국인 선수들의 힘있는 공을 상대하며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남은 숙제는 파워와 함께 에버리지(타율)를 담보할 수 있는 정교함과 클러치 능력. 바로 최형우 선배의 장점이다. '부드러운 타격 메커니즘'과 '좌타자 상대 노하우'가 함수호와 또 다른 거포 유망주 차승준에게 이식된다면, 삼성은 향후 10년을 책임질 가장 파괴적인 좌타 거포 듀오를 얻게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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