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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땄다!" 37세에 기적 쓴 '맏형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의 포효 "스노보드는 내 인생"→'16강 탈락' 이상호에게 "고맙다"고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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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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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메달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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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은메달을 목에 건 '맏형' 김상겸(37·하이원)의 포효였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오스트리아의 벤야민 카를에 0.19초 차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 못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첫번째 메달이자, 동, 하계 합쳐 대한민국의 400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평행대회전은 선수 두 명이 동시에 출발해 평행하게 설치된 두 개의 기문 코스(블루, 레드)를 통과하면서 결승선에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승리하는 종목이다. 가장 역동적이지만, 가장 이변이 많은 종목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실력보다는 당일 컨디션과 운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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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주인공은 김상겸이었다. 김상겸은 이번 대회 내내 기적 같은 레이스를 이어갔다. 1차예선에서 다소 아쉬운 43초74를 기록했던 김상겸은 레드코스를 탄 2차예선에서 43초44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1분27초18로 8위에 올라 예선통과를 확정지었다. 시드를 배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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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잔 코시르와의 16강에서 상대가 넘어지는 행운을 누린 김상겸은 '최강'이자 '이탈리아의 자랑' 롤란드 피슈날러까지 꺾는 이변을 토했다. 피슈날러가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는 운이 따랐다. 이상호가 16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상겸은 유일한 희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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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김상겸은 기어코 결승행에 성공했다. 불가리아의 테르벨 잠피로프를 0.23초 차로 제압하며 포디움행을 확정지었다. 결승에서도 좋은 레이스를 펼쳤지만, 중간 잠깐 주춤했던 장면이 아쉬웠다. 김상겸은 혼신의 질주를 이어갔지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분명 값진 은메달이었다.

김상겸은 이어진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시상대에서 큰 절을 올렸다. 설날을 앞두고 고국에서 자신을 응원한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었다. 김상겸은 금메달을 따낸 카를의 오스트리아 국가가 울리자 쓰고 있던 털모자를 벗는 개념까지 선보였다. 은메달리스트의 매너이자 자격이었다. 그는 은메달을 깨물며 최고의 순간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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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은 "메달을 바라보고 최선 다했다. 오늘은 그래도 90점 이상의 라이딩을 한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400번째인지도 몰랐다. 이번 대회가 개인적으로 4번째 올림픽인데 메달을 따서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는 이날 전체적인 레이스를 돌아보며 "1차 예선에서 실수가 있어서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2차 예선에서 잘타고 토너먼트부터는 경기 운영도 잘했다. 그래서 메달을 딴게 아닌가 싶다"며 "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분이 너무 좋았다. 환호한거는 울까봐여서 였다. 기쁜 것도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8강전에서 피슈날러와 경기 할때는 부담도 됐다. 내 경기력과 실력을 믿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운영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운도 따랐다. 8강을 통과하고 4강부터는 실수 줄이고 속도를 붙이려고 했다. 상대편 선수들이 실수해서 운이 따랐다"고 했다.

그는 아내 얘기에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김상겸은 이날 운명의 16강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KBS 댜큐 '드림하이'-꿈을 향해 날다' 중 자신의 인터뷰 영상을 올려 필승 결의를 다졌다. "4번째 올림픽, 아내에게 꼭 메달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영상이었다. 김상겸은 "와이프가 제일 고맙다.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가족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이 힘을 많이 실어줬다. 포기 않고 운동만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엄마한테 먼저 메달을 걸어드리고, 아빠, 그리고 아내에게 걸어주겠다"고 했다.

이상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팀내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상호한테 고맙다. 상호가 성적을 내주고 한국을 알려준 덕분에 이 자리까지 설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스노보드는 내 인생"이라며 "앞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일이 많겠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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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은 2014년 소치 대회부터 4번의 올림픽에 나선 베테랑이다. 하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17위로 아쉽게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고,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예선 통과의 벽을 넘었다. 2021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오른게 커리어 최고 성적이었다. 단 한번도 메이저 대회서 포디움에 서지 못한 김상겸은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맏형이 만든 기적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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