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페어플레이상 수상한 SSG 노경은.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2.09/
Advertisement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걸 막는다고? 또 막아? 이렇게 매번 놀라면서 보는 기분이죠."
Advertisement
SSG 랜더스 노경은은 한국야구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할 예정이다. 노경은은 지난 6일 발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30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13년만의 국가대표 발탁이다. 1984년생인 노경은은 올해 벌써 42세가 된다. 기존 '한국나이'로 하면 이보다 1살이 더 많다. 40을 훌쩍 넘은 선수가, 그것도 13년전이 마지막 국가대표 발탁인 선수가 WBC라는 가장 큰 무대에 출전하게 됐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노경은은 나이를 한살씩 더 먹을 수록, 오히려 더 성장한 투수다. 2003년 프로 입단 당시에도 대단한 기대주였지만, 두번이나 은퇴 위기를 넘긴 이후에 더욱 단단해졌다. 2022시즌 SSG 이적 이후 리그 최정상급 불펜 투수로 변신하며, KBO 역대 최초 3년 연속 30홀드 이상을 달성했다. 또 3년 연속 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대단한 체력까지 보유했다.
21일 오후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노경은.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1.21/
그만큼 완벽한 자기 관리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정규 시즌 중, 원정을 다녀와 선수단 버스가 인천에 새벽에 도착하는 시간에도 자신의 루틴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섣불리 따라해서는 오히려 탈이 날 수도 있지만, 그게 전혀 무리가 아닐만큼 이미 철저한 운동 습관이 몸에 박혀 있다.
지난달 사이판에서 열린 대표팀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는 고우석과 더불어 대표팀에서 가장 먼저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무조건 빨리 하는 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노경은은 이미 운동을 쉰 적이 없기 때문에 빠른 피칭 자체가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나이를 고려해, 늘 일관된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이었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도 깜짝 놀랐다.
Advertisement
2013년 WBC 이후 13년만에 국가대표가 된 노경은은 이번 대회 첫 경기인 3월 5일 체코전을 기준으로, 41세 11개월 22일 이후의 나이로 KBO 역대 최고령 국가대표 출전 선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2025 KBO 시상식이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투수 부문 홀드상을 SSG 수상한 노경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24/
전성기를 지난 나이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나, 종전 최고령 기록인 임창용(40세9개월2일)을 넘어설 예정이다.
Advertisement
이숭용 감독도 그런 노경은을 가까이에서 보며 "정말 대단하다. 그렇게 자기 관리가 철저할 수가 없다. 엄청난 노력파인 선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이제는 경기에 내보내면서도, '이걸 막아?' 싶은 순간이 너무나도 많다.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감탄했다.
과연 올해 42세가 되는 노경은이 4년 연속 S급 불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팀 입장에서도 노경은에게 언제까지 무거운 짐을 지게 할 수만은 없다. 특히 올해 WBC에 다녀오고 나면, 그 여파가 시즌 중에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시즌 초반에 전영준, 박시후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이 선수들이 어느정도만 해준다면, 경은이에게 조금 휴식을 주더라도 문제가 안될거라 생각한다"고 기본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