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수원 KT가 짜릿한 역전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T는 9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서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104대101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 탈출한 KT는 삼성과의 맞대결 3연승을 달렸고, 삼성은 4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 시작 전,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김효범 삼성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 구단 측에서는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고, 연락도 안된다는 얘기도 들렸다.
결국 김 감독은 2쿼터가 끝나고 나서야 지각 출전했다. 3연패 중에 원정경기에 나선 리그 9위 삼성 선수들로서는 가뜩이나 우울한데, 감독 '실종 소동'에 어수선할 만했다.
하지만 단독으로 사전 인터뷰를 가진 문경은 KT 감독은 오히려 이런 돌발 상황을 경계했다. "감독이 없다고, 선수들끼리 더 똘똘 뭉치는 거 아니냐."
괜한 걱정을 사서 하는 것 같지만, 문 감독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날 선발 라인업을 'D리그'라고 칭했다. 조엘 카굴랑안, 하윤기 한희원 문정현 등 핵심 전력의 부상 이탈로 3연패에 빠진 KT다.
가용 자원이 마땅하지 않아서 신인 강성욱을 비롯해 이윤기 박지원 등 D리그를 오가는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팀 형평상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초반 에너지 레벨을 올리기 위한 선발 라인업이다. 3~5분 버텨주면 좋겠다"는 게 문 감독의 설명이다.
7위 고양 소노에 2게임 차로 추격당한 문 감독으로서는 상대적 약체 삼성을 상대로 기필코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칙 기용, 궁여지책에라도 희망을 걸고 싶을 만했다.
문 감독의 D리그 에너지 용병술은 일단 성공했다. 감독 의도대로 경기 초반 5분여 동안 박빙 리드를 잡은 KT는 이후 김선형 박준영 정창영, 데릭 윌리엄스를 교체 투입한 뒤에도 26-23으로 1쿼터를 마쳤다. 앞서 가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초반에 열세를 보였다가 후반에서야 힘겹게 뒤집기 승리를 했던 것에 비하면 향상된, 산뜻한 출발인 셈이었다.
하지만 안도는 잠시, KT는 2쿼터 역전을 허용했다. 연이은 자유투 실패와 턴오버에 스스로 발목을 잡혔고, 앤드류 니콜슨의 해결사 본능과 이규태의 깜짝 활약을 막지 못했다.
반면 감독이 부재 중인 사이 똘똘 뭉쳐 48-41로 전반을 마친 삼성은 3쿼터 초반 리바운드와 트랜지션에서 우위를 보이며 무섭게 달아났다. 쿼터 3분이 지났을 때 무려 15점 차(61-46)가 됐다.
한때 17점 차로 뒤졌던 KT는 일찌감치 패배를 확정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4쿼터 불을 뿜었다. 문 감독의 예고대로 윌리엄스, 강성욱 박지원 이두원을 승부처에 내세우더니 맹추격에 성공했다. 종료 6분7초 전, 윌리엄스의 연속 3점포가 터지자 83-82 역전이었다. 무려 19점을 쓸어담는 대신 5실점으로 막은 놀라운 반전이었다.
한데 4쿼터 종료 직전 경기는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KT가 삼성의 막판 맹추격에 밀려 재역전패를 당하는가 싶었는데 종료 2.6초 전 윌리엄스가 그림같은 단독 돌파 슬램덩크로 93-93 동점을 만들었다.
각각 죽다 살아난 두 팀은 연장에서도 강하게 충돌했다. KT가 승기를 잡는가 싶으면 삼성이 곧바로 추격하며 종료 1분 전이 돼도 균형(100-100)은 깨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 33.6초 전 저스틴 구탕의 자유투 1개로 삼성이 반발짝 달아났다. 여기서 끝나면 혈투가 아니다. KT는 종료 24.7초 전 박지원의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으로 다시 역전했고, 종료 10.5초 전 윌리엄스가 상대의 팀파울 자유투를 얻어낸 덕에 비로소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강성욱은 이날 23득점을 하며 신인 최다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10경기'로 늘렸다.
문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해 "박지원이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했다. 진정한 승리 공신은 박지원이다"라며 '엄지척'을 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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