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시절'의 마지막을 함께한 국가대표 사이드암 심창민(33)이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새로운 소속 팀을 찾기 위한 재도전 대신, 그는 15년 프로 생활을 뒤로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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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민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깜짝 은퇴 소식을 전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준비한 케이크와 꽃다발을 든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그는 "멀게만 느껴지던 은퇴라는 단어가 어느덧 저에게도 다가왔다"며 "훌륭한 감독님과 코치님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선후배들과 함께하며 많은 경험 속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영광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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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야구 선수 심창민으로서의 시간은 삶의 값진 경험으로 간직하고,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겠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진심을 표했다.13일 대구 삼성라이온스볼파크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심창민이 9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9.1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22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구장에서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했다.9회말 심창민이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오키나와=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2.22/
심창민은 경남고를 졸업한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삼성에 입단하며 화려하게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뱀처럼 휘어 들어가는 강력한 구위의 사이드암 투구로 빠르게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 했다. 2012년 데뷔 첫해부터 1.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6년에는 2.97의 평균자책점에 25세이브를 거두며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이러한 맹활약을 바탕으로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WBC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드암 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삼성 왕조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특급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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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무 전역 이후 심창민의 구위는 예전 같지 않았다. 2021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 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제구 난조와 구속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2024년 NC에서 방출된 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며 재기를 노렸으나, 끝내 1군 기회를 얻지 못했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LG의 경기. 투구하고 있는 LG 심창민.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11/
지난해 11월 LG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심창민은 독립구단인 울산 웨일즈 합류나 타 팀 입단 테스트 등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선택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가도를 걸어온 서른셋 젊은 투수. 야구인생의 기로에서 갈등이 많았지만 결국 '제2의 인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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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민은 통산 485경기에서 31승 29패 51세이브 80홀드, 평균자책점 4.22의 성적을 남겼다. 한때 KBO를 호령했던 강력한 사이드암 투수였기에 그의 이른 은퇴는 야구팬들, 특히 삼성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긴다.
FA 대박이나 화려한 은퇴식은 없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마지막 황금기를 함께한 팬들에게 심창민은 여전히 가장 믿음직했던 '핵 잠수함'으로 기억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