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동화같은 기적을 꿈꿨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진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이 병상에서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본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내 올림픽 꿈은 내가 꿈꾸던 대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이야기 책의 결말이나 동화의 엔딩이 아니라, 그냥 삶이었다. 나는 감히 꿈을 꾸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활강에서 전략적인 라인과 재앙과도 같은 부상의 차이는 불과 5인치(약 12.7㎝)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왼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에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그는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토파네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에서 13초 만에 사고로 꿈을 접었다.
13번째로 출전한 본은 깃대에 부딪힌 뒤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설원 위를 뒹굴었다. 끝이었다. 그는 일어나지 못했고, 닥터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본은 왼쪽 다리가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코르티나 지역 병원 중환자실에서 1차 치료를 받은 뒤 트레비소 지역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다.
본은 '내 라인보다 5인치 정도 안쪽으로 너무 붙어서 들어갔고, 오른팔이 기문 안쪽에 걸리면서 몸이 뒤틀려 충돌로 이어졌다'며 '전방십자인대 등 과거의 부상 경력은 이번 사고와 전혀 관련이 없다. 나는 현재 안정적이지만, 안타깝게도 제대로 고치기 위해선 여러번의 수술을 해야하는 복합 경골 골절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본은 지난달 30일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경기 중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중상이었다. 심각한 부상에도 올림픽을 포기하지 않았다.
활강 훈련을 성공적으로 모두 마쳤다. 그는 6일에 이어 7일 여자 활강 연습에 참가했다. 본은 올림픽에서 총 3개의 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 2018년 평창 대회에선 활강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대회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그는 2019년 부상으로 은퇴했다가 2024~2025시즌에 현역으로 복귀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올림픽 시즌인 이번 시즌에는 FIS 월드컵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3회 등의 성적을 내며 올림픽 메달에 기대감을 키웠다. 또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했다.
본은 '어제는 내가 바라던대로 끝나지 않았고, 심한 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후회는 없다. 어제 출발 게이트에 서있는 것은 절대 잊지 못할 놀라운 감정이었다. 내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승리였다. 나는 레이스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스키 레이싱과 비슷하게, 우리는 삶은 위험을 감수한다. 우리는 꿈꾸고, 사랑하고, 뛰어오른다. 그리고 때로는 넘어진다. 때로는 마음이 부서지고,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꿈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삶의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도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생은 너무 짧아 자신의 기회를 잡지 않는다. 인생에서 유일한 실패는 노력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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