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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 위즈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선수가 있다. '폭풍 주루'를 자랑하는 군필 외야수 유준규(2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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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초에는 어깨 위로 들어올린 손에서 곧추세운 배트가 인상적인 타격폼이었다. 영락없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하지만 후반기에는 조금더 웅크린 자세에 살짝 배트를 흔드는, 손아섭(한화 이글스)을 연상시키는 폼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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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유준규는 누군가를 따라한 폼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실패가 많았다. 유한준 코치님께서 '손이 너무 위쪽에 붙어있어서 빠른공에 대응이 안되는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앞으로 빼놓고 쳐봤는데, 생각보다 잘 맞아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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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같은 스피드를 자랑하는 군산상고의 리드오프 겸 유격수였다. KT 위즈에서도 눈에 띄는 내야 유망주로 꼽혔다. 하지만 군전역 후 치른 2024시즌 수비에서 잇따라 실책을 범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끝에 외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빠른발을 살린 중견수가 주포지션이다. 유준규는 "주루는 이제 많이 개선되서 자신있는데, 타격 성적이 조금 아쉬웠다. 수비는 외야로 옮긴지 얼마 안돼 적응중이다. 100%라고 보긴 어렵다"며 멋쩍어했다.
7회초 장성우 대신 대주자로 나온 유준규는 4-4로 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LG '헌신좌' 김진성과 마주했다. 첫 4구가 끝났을 때의 볼카운트는 헛스윙 한번 포함 2B2S. 투심과 날카로운 포크볼을 구사하는 베테랑 투수인 만큼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유준규는 여기서 파울 5개를 쳐내는 '용규놀이'를 펼친 끝에 11구만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진 황재균의 안타, 권동진의 3루타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라서 그 첫인상만으로 예상하고 대응한게 오히려 좋았다. 프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1군 출전이 늘면서 확실히 발전한 것 같다. 어떻게든 1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픈 간절함이 컸다. 그렇게 출루를 하면서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김진성과는 5일 뒤인 9월 16일 재대결의 기회가 있었다. 여지없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진성이 지난 만남을 잊지 않았던 모양새다.
군대에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3년간 사랑을 꽃피운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유준규의 인품을 짐작할만한 포인트다. 매일매일 영상통화로 아이의 얼굴을 보며 각오를 되새긴다고.
"진짜진짜 보고 싶은데, 내가 1군에 있어야 아이와 아내를 오래 볼 수 있다. 그래서 올해는 2군 가면 안된다. 엄청난 동기부여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