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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그 효과는?'
그런데 넥센 염경엽 감독이 23일 NC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의미 심장한 코멘트를 했다. "넘어갔던 승운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다지 특별한 언급은 아니다. 하지만 염 감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10년 넘게 프런트와 코치를 하며 경험한 토대 위에 자신의 신념을 넣어 만들어진 이른바 '매뉴얼'에 따라 시즌을 운영하고 선수단을 지도하면서 도출된 결과다. '감'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하기에 큰 변화보다는 규칙에 맞는 플레이를 더 선호한다. 같은 맥락으로 연패에 빠졌음에도 경기가 없었던 주초 나흘동안 평소와 마찬가지로 선수단에 이틀의 휴식 시간을 주기도 했다. "우리가 어떤 야구를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승리는 이에 따르는 보너스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
그렇기에 염 감독이 '승운'이라는 말을 입에 올린 것 자체가 특이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짜여진 매뉴얼에는 분명 담겨 있지 않은 '변수'다. 염 감독의 작은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염 감독은 22일 NC전에서 트레이닝복 대신 유니폼을 갖춰 입었다. 올 시즌 첫 경기와 홈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입은 것이다.
염 감독은 "여러가지 이유로 몇년전부터 이름이 새겨진 상의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개막전에서도 입었다가 패한 이후로 더 착용을 안하게 됐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한다는 의미에서 22일 다시 입었는데 연패를 끊었다. 당분간 계속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만든 일종의 징크스로, 이 역시 '매뉴얼 야구'와는 거리가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2년차 신예 문우람의 주전 우익수 기용이다. 염 감독은 좀처럼 라인업을 바꾸지 않고, 1군과 2군을 자주 교체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스프링캠프 때 주전을 대부분 확정, 자신의 역할에 맞는 맞춤 훈련을 지시하는 한편 2군 선수들의 경우 1군보다 조금이라도 낫지 않다면 굳이 백업을 위해 불러올리지 않는다.
염 감독은 22일과 23일 연속 문우람의 선발 기용에 대해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연패를 하며 꽉 막혀 있던 타선의 부진을 풀어내기 위한 일종의 작은 '파격'인 셈이다. 문우람은 22일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데 이어 23일 경기에서도 1회와 3회 연속 안타, 4회 볼넷 등으로 출루해 모두 홈을 밟는 등 신예답지 않은 파이팅을 보여줬다. 또 5회 NC 권희동이 친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를 해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반환점을 돌면서 염 감독은 자신의 원칙에 '액센트'를 주기 시작했다. 코치와 프런트를 하며 정성껏 만든 '매뉴얼'에 감독 첫 시즌을 보내며 그라운드에서 조금씩 수정을 가하는 이런 변화들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기대된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