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총액 35억원에 FA(자유선수계약) 계약한 최준석이 볼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 중 하나다. 또 롯데는 현재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다. 제2의 호세를 원하고 있다. 호세는 롯데 팀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강타자였다. 롯데는 2014시즌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에게 타선의 중심인 4번과 5번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컨디션에 따라 외국인 타자가 4번, 최준석이 5번을 칠 수도 있다. 이 두 거포가 볼 수 있는 수비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또는 외야수)다.
이렇게 될 경우 올해 롯데에서 1루수와 지명타자를 했던 박종윤 장성호 김대우가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
2013시즌 1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는 박종윤이다. 지명타자로는 장성호와 김대우가 거의 양분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 구단의 판단은 박종윤(타율 0.255 7홈런 58타점) 장성호(타율 0.266 4홈런 27타점) 김대우(타율 0.239 4홈런 27타점)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롯데는 타선 강화를 위해 최준석에 거액을 투자했다. 또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2명에서 3명으로 1명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타자까지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 게 1루수와 지명타자들이다. 최준석의 내년 연봉은 4억원이다. 조만간 연봉 협상을 할 박종윤 장성호 김대우 보다 최준석의 몸값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구단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주전 무한 경쟁을 시키겠지만 기량이 비슷할 경우 고연봉자에게 출전 기회를 한번이라도 더 주기 마련이다. 또 외국인 타자가 영입될 경우 먼저 출전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두 포지션에서 밀리면 갈 곳은 대타 또는 대수비 아니면 2군이다.
FA 영입은 장단점을 갖고 있다. 주전 자리를 빼앗고 뺏기는 살벌한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주전이었던 선수가 굴러온 돌에 치어 후보로 전락하고 만다. 선의의 경쟁이 시너지 효과를 내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FA가 팀 융합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준석의 가세로 박종윤 장성호 김대우는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박종윤은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장성호는 1년전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 선수 생활의 후반부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김대우는 롯데의 차세대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2군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최준석의 영입으로 김대우의 성장을 마냥 기다려줄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
내년에도 롯데의 3번 타자는 손아섭일 것이다. 3번부터 5번까지는 타순이 짜여진 셈이다. 올해에 예상 보다 부진했던 전준우와 FA 75억원 초대박을 터트린 포수 강민호의 타순도 부담이 덜한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