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역사의 현장에서 펼쳐진 명장면 5

기사입력 2016-04-01 22:12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이 열렸다. 3회초 2점 홈런을 친 두산 양의지가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1.

마침내 삼성 라이온즈의 새 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첫 번째 공식 경기가 열렸다. 삼성은 1일 두산 베어스를 홈으로 불러 들여 2016시즌 KBO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렀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전 "긴장된다. 수능을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두 사령탑도 승리에 대한 욕심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결과는 두산의 *대* 승리. 작년까지 32번 치른 개막전에서 승률 0.645(20승1무11패)로 이 부문 1위를 달린 두산의 '기'가 이 부문 2위 삼성(19승14패·0.576)보다 셌다. 역사의 현장 '라팍'에서 벌어진 5가지 명장면을 정리해봤다..

만원 관중 2만4000명

삼성 관계자는 경기 전만해도 반신반의했다. 며칠 전부터 팬들의 티켓 문의가 빗발쳤지만, 예년과 다른 평일에 개막전이 열린 탓에 과연 매진이 될 것인가 확신하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예매분은 1만8000표다. 나머지는 현장에서 판매한다"며 "우리도 결과를 지켜봐야 안다"고 했다. 하지만 역사적인 첫 경기를 '직관'하고 싶은 팬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정확히 오후 7시50분, 2만4000표가 모두 동이 났다. 이로써 삼성은 2000년부터 17년 연속 홈 첫 게임이 매진되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최근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 삼성은 3년 연속 최고 인기 구단으로 뽑혔는데, 만원 관중이 이를 증명했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이 열렸다. 사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1.
역사적인 1호 주인공은

'라팍' 1호 홈런 주인공은 양의지(두산)였다. 양의지는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두 번째 타석에서 손맛을 봤다. 그는 1회 2사 1,3루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2-1이던 3회 1사 1루에서는 삼성 선발 차우찬의 직구(144㎞)를 밀어쳐 우중월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볼카운트 2B2S, 비거리는 120m였다. 이에 앞서 1호 안타는 박해민(삼성)의 손에서 나왔다.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 내야 안타를 터뜨렸다. 또한 1호 타점도 삼성 선수의 몫이었다. 바로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삼성)이다. 이승엽은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 2사 1,3루에서 느퍼트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쳤다. 풀카운트, 7구째 공이었다. 당시 두산 2루수 오재원은 몸을 날려 포구를 시도했지만, 워낙 타구가 빨랐다. 1,3루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국민 타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라이너 홈런 2방

'라팍'은 타자 친화형 구장으로 평가 받는다. 홈 플레이트부터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99.5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외야 펜스가 직선으로 설치된 데다 높이도 3.2m로 낮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이 곳에서 홈런이 쏟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목동구장처럼 말이다. 실제로 그랬다. 3회 양의지의 홈런은 물론 8회 우월 홈런을 터뜨린 민병헌의 타구도 잠실이었으면 담장을 직접 때리는 타구였다. 둘 모두 타구가 라이너로 날아가더니 펜스를 살짝 넘겼다. 물론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걸린 타구였다. 타이밍도 완벽했다. 결국 투수들이 앞으로 더 신중히 피칭해야 할 것 같다. 장원준도 시범경기 등판을 마치고 "펜스가 아주 가까이 있는 느낌을 받아 처음에는 위축됐다"고 밝혔다.


슈퍼 다이빙 캐치 박해민 vs 민병헌

'라팍'은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흙을 사용한다.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를, 주루 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를 깔았다. 또 워닝 트랙에 국내 최초로 화산석을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빅리그에서 사용하는 토사를 깔아 바닥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고 했다. 잔디 상태도 최상이다. 시민구장에서 보던 인조 잔디가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야수들의 부상 위험성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첫 날부터 호수비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먼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수비수 박해민. 3회 선두 타자 민병헌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애초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질 것으로 보였는데, 맞는 순간 스타트를 끊어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를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병헌이 설욕에 나섰다. 5회 선두타자 이지영의 타구를 공격적으로 달려들어 낚아챘다. 만원 관중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이 열렸다. 7회말 삼진 아웃된 삼성 조동찬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1.
오랜만에 등장한 조동찬-김강률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삼성 조동찬과 두산 김강률이 모처럼 1군 무대에 섰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조동찬은 7회 1사 후 백상원 대신 타석에 섰다. 그 동안 무릎 수술과 통증으로 2군에 머물다 2014년 10월7일 잠실 LG전 이후 1군 경기를 치렀다. 두산에서는 셋업맨 김걍률이 약 1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작년 시즌 초 대구 삼성전에서 아킬레스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모처럼 마운드에 올라 강력한 직구를 뿌려댔다. 둘의 성적은 조동찬이 1타수 무안타 1삼진 몸에 맞는 공 1개, 김강률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이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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