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니퍼트-피어밴드가 끊어야 할 kt 악순환 고리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1-07 07:24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가 이번에는 외국인 선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까.

kt는 처음 1군에 진입한 2015년부터 좋은 외국인 선수 선발에 번번이 실패했다. 신생팀 혜택으로 2015~2016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3명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첫해 크리스 옥스프링만이 185이닝을 소화하며, 규정 이닝을 달성했다. 함께 선발했던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시즌 중반 퇴출됐다. 조범현 전 kt 감독은 유망주 투수 육성을 위해선 외국인 투수가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적은 국내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면 안 되기 때문.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 막판 외국인 타자 2명을 활용하면서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보인 것이 위안 거리였다.

두 번째 시즌은 더 아쉬웠다. 에이스급 투수가 1명도 없었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조차 나오지 않았다. 2014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 역할을 했던 트래비스 밴와트를 영입했으나, 구위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슈가 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 모두 부상, 부진으로 교체됐다. 대체 선수 조쉬 로위는 기대 이하였다. 또 한 명의 대체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한 라이언 피어밴드를 택했다. 피어밴드는 kt에서 12경기에 등판해 2승6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잔여 경기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에는 피어밴드가 8승10패, 평균자책점 3.04로 특급 에이스가 됐다. 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 투수 파트너였던 돈 로치는 4승15패, 평균자책점 4.69. 리그 최다패 불명예를 안았다. 피어밴드의 호투에도 위력적인 원투 펀치 구축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는 두 명의 투수를 모두 검증된 카드로 택했다. 피어밴드는 지난 시즌 너클볼을 장착하면서, KBO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kt 타선과 불펜이 약해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긴 이닝 소화도 가능하다. 2015년 177⅓이닝, 2016년 182이닝을 던졌다. 다음 시즌에도 구위를 유지하면서 이 정도의 이닝을 소화한다면, kt로서 더할 나위 없다. kt는 오프 시즌 황재균을 영입하며, 타선 강화를 꾀했다. 이번에는 다시 10승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니퍼트도 아직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마크했다. 압도적인 모습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그동안 kt 유니폼을 입고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린 선수는 피어밴드 외에 없었다. 179⅔이닝을 던졌는데, 이 역시 kt로 보면 최다 이닝 투구다. 니퍼트는 총액 100만달러에 사인했다. 금액을 낮추면서 KBO리그에서 8년 연속 뛰는 데 성공했다. 나이로 보면, 구위가 떨어질 수도 있는 시기다. 스스로 건재함을 증명해야 한국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중요한 시즌이다.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는 kt에 외국인 투수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강력한 외국인 투수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KBO 커리어에서 긴 이닝을 던졌던 투수들로 로테이션을 채우게 됐다. 10승 이상을 거둔 경험도 있다. 일단 원투 펀치가 제대로 가동되면, 지난 시즌 보다 10승 이상은 더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투수들의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이번에야 말로 외국인 악순환 고리를 끊을 기회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