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왜 나머지 29개팀이 무라카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시카고 컵스 우완 투수 제임슨 타이욘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에게 홈런 2방을 얻어맞은 뒤 혀를 내둘렀다.
무라카미는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892경기에서 타율 2할7푼, 246홈런, 647타점, OPS 0.950을 기록한 특급 타자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무라카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해 영입에 소극적이었고, 덕분에 화이트삭스가 2년 3400만 달러(약 510억원) 헐값에 무라카미를 품을 수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화이트삭스의 초대박 영입이었다. 무라카미는 우려와 달리 홈런을 펑펑 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장타 1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는데,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 127년 역사상 최장 연속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의 10개였다.
무라카미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6년 메이저리그' 컵스와 경기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이번에는 동료들과 함께였다.
무라카미는 3-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타이욘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30타석 무홈런 침묵을 깬 한 방이었다.
무라카미는 5-0으로 앞선 5회말 연타석 홈런포를 터트렸다. 선두타자 샘 안토나치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상황. 무라카미는 이번에는 타이욘의 시속 92.3마일(약 148.5㎞)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무라카미는 이날 시즌 16, 1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 화이트삭스의 8대3 승리에 기여했다.
이색 기록도 작성했다. 무라카미는 올 시즌 4번째로 팀 동료 미겔 바르가스, 콜슨 몽고메리와 함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개막 후 45경기 기준, 같은 경기에서 한 팀 선수 3명이 동시에 홈런을 친 역대 최다 기록이다. 1900년 이후 127년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이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은 5회(모두 9차례)인데, 무라카미, 바르가스, 몽고메리 트리오가 2번 더 홈런포를 같은 경기에 가동하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쓴다.
또 무라카미와 몽고메리는 올해 8차례나 같은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기록했는데, 이는 MLB 역사상 소속팀의 개막 후 45경기 기준으로 팀 동료 듀오가 기록한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무라카미는 또 개막 후 45경기 기준, 역대 최다 홈런 공동 3위에 올랐다. 요르단 알바레스(2019년) 코디 벨린저(2017년) 월리 버거(1930년)와 함께 17개를 기록했다. 역대 1위는 게리 산체스(2015~2016년, 19개), 2위는 리스 호스킨스(2017년, 18개)다.
타이욘은 무라카미에게 호되게 당한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왜 나머지 29개 팀이 무라카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두 그를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어떤 집단적인 군중 심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리그 전체가 영입전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니, 내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그는 타격할 줄 아는 선수다. 공을 관중석으로 보낼 수 있다. 어리고,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다. 확실히 타석에서 존재감이 대단하다"고 인정했다.
타이욘은 이어 "스트라이크존을 잘 컨트롤하고, 정말 다 잘한다. 더 많은 팀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게 내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 같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가 무라카미에게 아주 잘 맞는 것 같고 편안해 보인다. 구단도 그를 매우 환영했다. 그의 플레이에서 그런 점들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 베너블 화이트삭스 감독은 "(무라카미의 30타석 무홈런 침묵이)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나. 물론 무라카미는 자신에게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있고, 계속해서 훌륭한 타석을 만들고 좋은 스윙 판단과 좋은 스윙을 하고 있다. 스윙이 제대로 맞았을 때 보통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기 마련"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무라카미는 "이겨서 기쁘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