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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100명 설문] 육성-운영 최고 팀은 두산, 2~3위 NC-SK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29 16:25 | 최종수정 2018-01-30 23:55


◇프로야구 현장의 야구인 100명은 두산 베어스의 선수 육성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두산은 운영과 육성, 마케팅 등에서 전반적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정규시즌 우승 당시 환호하는 두산 선수단. 스포츠조선 DB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앞서가는 팀은 두산 베어스였다.

스포츠조선의 [야구인 100인에게 묻는다] 세 번째 주제는 '어떤 구단이 가장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고 팀을 꾸려나가고 있는가'이다. 단장 등 프런트, 감독 등 코칭스태프, 선수 100명이 각자 소속팀을 뺀 나머지 팀을 평가했다. 두산은 90표 중 33표, 약 37%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28표(득표율 31%)를 끌어모은 NC 다이노스가 2위, 19표(득표율 21%)를 받은 SK 와이번스가 3위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는 13표(득표율 14%)로 4위에 랭크됐다.

투표 결과보다 중요한 게 투표 이유다. 야구 팬들이 이미 알고 있는 점도 있고, 현장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정확한 분석도 포함돼 있다.

▶두산 '화수분 야구', 선수 육성은 최강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놓쳤지만, 두산은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을 가진 구단으로 평가받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 육성'에 관한 노하우다. 두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화수분 야구'다. 2000년대 이후, 정확한 스카우트와 탄탄한 2군 팜 시스템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주전급 선수를 키워내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두산에 표를 던진 야구인들은 이런 면을 주목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구성과 운영을 실현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육성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팀 전력이 계속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강팀으로 머물 수 있는 이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 야구인은 "육성에서는 두산을 따라갈 팀이 없다"고 했다.

두산은 강력한 선수 육성 능력을 바탕으로 강팀의 면모를 이어간 덕분에 마케팅까지 활성화된 케이스다. 한 야구인은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오고 성적도 좋으니 팬들이 좋아하고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덕분에 구단 상품에 관한 마케팅도 상당히 뛰어나다"고 했다.


◇NC 다이노스는 창단 역사가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타 구단 야구인들로부터 선진적인 구단 운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크롱'의 구단 마스코트 입단식 장면. 스포츠조선 DB
▶NC, 역사는 짧아도 시스템은 정상급.


NC는 1위 두산과 겨우 5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구단이 출범한지 10년이 안됐는데도, 시스템의 선진화 측면에서 타구단 야구인들의 인정을 널리 받은 덕분. 2011년 창단해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적응기를 가진 NC는 2013년부터 1군에 합류했다. 첫 해 7위에 그쳤지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런 원동력을 현장 야구인들은 NC 구단의 뛰어난 운영 능력에서 찾았다. "창단 역사가 짧지만, 금세 강팀의 반열에 올랐고, 감성적인 마케팅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같은 원동력을 '프런트와 선수단의 유기적인 관계'에서 찾는 의견도 많았다. "선수단과 프런트가 유기적으로 조화된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호성적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거나 "젊은 구단답게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특히 퓨처스리그에서도 마케팅을 도입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이 따랐다.

NC의 지역 밀착형 마케팅이 신선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야구인은 "연고지역 뿐만 아니라 퓨처스리그 연고지에서도 신선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팬 서비스도 다양하다"고 했다. 또 "홈경기 시구자 선정만 봐도 특색이 있다. 유명인이 아니라 연고지역의 보통 사람들을 시구자로 선정하는 모습이 밖에서 볼 때 매우 좋아보였다"는 선수도 있었다.


◇지난 2007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SK 와이번스가 연고지역 밀착 마케팅의 일환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진행한 선상 팬미팅. 스포츠조선 DB
▶SK의 진취적 마케팅, KIA의 통합우승 기여도

3위와 4위에 랭크된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는 각각 '마케팅 파트'와 '우승 기여도'로 인해 적지 않은 득표를 얻은 케이스였다. SK는 2000년대 후반 '스포테인먼트' 개념을 도입해 '즐거운 야구장' 문화를 팬들에게 심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 관해 지방 A구단 단장은 "마케팅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이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여러 콘텐츠를 잘 활용해 신선한 방식의 마케팅을 한다"고 했다. 또 지방 C구단 야구인은 "과감하게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등의 모습이 진취적으로 보인다. 운영과 육성, 마케팅을 두루 잘 한다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SK의 육성 능력을 호평하는 의견도 있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된 케이스다. "2017시즌 성적과 관중수가 KIA의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육성과 운영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인 덕분에 2017시즌 우승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과감하게 새 구장을 짓고, 다양한 유니폼을 론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는 의견도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개 구단 중 팬 충성도가 최상위급으로 평가받지만, 구단 운영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사진은 만원관중이 들어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부산 사직구장의 전경. 스포츠조선 DB
▶'0표' 구단들 : 롯데 한화 그리고 kt

이밖에 넥센 히어로즈가 4표, 삼성 라이온즈가 2표, LG 트윈스가 1표를 얻었다. 넥센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팀 운영과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통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삼성에 표를 준 야구인은 "육성 부분은 다소 약해도 운영과 마케팅은 탁월하다"고 밝혔다. LG도 간신히 1표는 얻었다.

단 1표도 얻지 못한 구단도 3개나 됐다. 프로 원년부터 참가해 온 롯데 자이언츠와 최근 계속된 암흑기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 그리고 막내구단 kt 위즈다. 다른 9개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이 세 팀의 운영이나 선수육성, 마케팅 능력에 대해서 그 어떤 지지도 보내지 않았다.

그나마 2015시즌부터 1군 무대에 나선 kt는 '짧은 역사'라는 면을 감안할 수 있다. 3년 연속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구단 운영력이 드러났다. 그러나 다양한 지역 마케팅 시도와 이번 겨울 공격적인 투자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볼 만 하다.

롯데와 한화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선수 육성과 마케팅, 구단 운영 선진화 시도를 해왔지만, 성과가 계속 좋지 않았다. 근본적인 방법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야구인들이 좋은 평가를 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번 설문 결과를 롯데와 한화가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설문 결과

1위 두산 베어스 33표(37%)

2위 NC 다이노스 28표(31%)

3위 SK 와이번스 19표(21%)

4위 KIA 타이거즈 13표(14%)

5위 넥센 히어로즈 4표(4%)

6위 삼성 라이온즈 2표(2%)

7위 LG 트윈스 1표(1%)

★롯데, 한화, kt 0표

◇설문 참가자 명단

▶KIA 타이거즈=조계현 단장, 김기태 감독, 김종국 배요한 코치, 이석범 운영팀장, 이범호 최형우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두산 베어스=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이강철 수석코치, 강석천 2군 감독, 김승호 운영팀장, 장원준 유희관 김강률 양의지 오재일 ▶NC 다이노스=유영준 단장, 박보현 운영팀장, 이동욱 이도형 진종길 코치, 임창민 모창민 이상호 권희동 신진호 ▶롯데 자이언츠=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용훈 정보명 코치, 김동진 운영팀장, 박진형 김원중 김동한 나경민 박세웅 ▶SK 와이번스=염경엽 단장, 최상덕 정경배 박재상 코치, 손차훈 운영팀장, 이재원 최승준 문광은 문승원 김주한 ▶LG 트윈스=양상문 단장, 류중일 감독, 신경식 강상수 코치, 정택기 운영팀장, 박용택 유강남 진해수 양석환 이동현 ▶넥센 히어로즈=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심재학 강병식 코치, 김기영 운영팀장,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이보근 신재영 ▶한화 이글스=박종훈 단장, 한용덕 감독, 장종훈 송진우 코치, 석장현 운영팀장, 박정진 윤규진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삼성 라이온즈=홍준학 단장, 김한수 감독, 성 준 2군 감독, 정현욱 코치, 박덕주 운영팀장, 장필준 김상수 구자욱 김헌곤 최충연 ▶kt 위즈=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 김용국 고영민 코치, 나도현 운영팀장, 이진영 장성우 홍성용 오태곤 정 현(총 1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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