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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생활을 뭘로 할 지 찾아보려고요."
이형종도 경쟁 선수 중 1명입니다. 지난해 초반, 무서운 타격 페이스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업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보여주나 했습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거짓말처럼 추락했습니다. 128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5리 9홈런 44타점 11도루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캠프에서 만난 이형종은 "개막하고는 정말 신나게 야구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즌 중후반이 되며 느낀 게 있었습니다. '아, 내가 초반에 너무 달렸구나'. 경험이 부족했던 거죠. 야수로 풀타임 시즌이 처음이다보니 체력 안배 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뛴 게 독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그런 부분도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형종은 오히려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형종은 "그냥 미쳤던 것 같아요. 제가 못하고, 팀이 지면 그걸 빨리 내려놔야 하는데 미친 사람처럼 힘들어하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게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라고 말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선배들 조언도 듣고 해요. 이런 제 문제를 털어내고, 이겨내기 위해서요. 그래서 올해는 꼭 집중할 수 있는 여가 생활을 해보려 합니다. 야구 생각은 야구장에서만 치열하게 하고, 야구장에서 나오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볼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형종은 마지막으로 주전 경쟁에 대해서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다만, 캠프에서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즐겁게 해야합니다. 결과가 나오면 그 때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저도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교 시절 '눈물의 왕자'로 이름을 알렸고, 프로 입단 후 많은 방황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던 이형종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성숙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형종은 올시즌 어떤 여가 생활을 하게 될까요.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