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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토리] '맨땅에 헤딩' kt 美 연습경기 중계 주역은 누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2-11 09:30


◇솔트리버필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이재혁 대리.  사진=김 용 기자

"단 1명의 팬분만 봐주신다고 해도 저는 만족합니다."

kt 위즈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경기가 열리기 전 kt 구단 복장을 착용한 한 직원이 분주하게 경기장 이 곳, 저 곳을 움직였다. 주인공은 홍보팀 이재혁 대리.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도 아닌 낯선 곳에서 이 대리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이 대리는 막중한 임무를 받고 서울에서 애리조나까지 날아왔다. 그냥 온 것도 아니다. 혼자 들기도 버거운 무거운 장비들도 챙겼다. 경기 중계 방송을 위해서였다.

kt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현지 연습경기 인터넷 생중계를 시도했다. 그 때도 니혼햄전이었다. 한국 시각으로는 동이 트기 전 새벽에 열리는 경기지만, kt 팬 뿐 아니라 야구에 갈증을 느끼는 야구팬들을 위해 준비한 서비스였다. 전문 방송 장비도 아니고, 인터넷 중계이기 때문에 방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으나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경기를 시청했다. 지난해에는 4100여명의 팬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는 이재혁 대리.  사진=김 용 기자
kt는 올해도 인터넷 중계를 결정했다. 미약하지만 장비도 늘렸다. 카메라 4대를 각각 위치에 설치했다. 이 대리가 일일 PD가 돼 각 상황에 맞는 최선의 화면을 송출했다. 팬들이 조금 더 편하게 관전할 수 있게 볼카운트와 스코어 등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그리고 새벽 시간 경기를 보지 못한 팬들을 위해 녹화 중계도 하기로 했다.

거의 맨땅에 헤딩 수준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카메라와 각종 방송 장비를 들고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선을 연결하고 대작업을 했다. 다행히, 솔드리버필드를 홈 연습장으로 쓰는 니혼햄 관계자들이 친절하게 협조를 해줬다.

설치도 문제지만, 현지 인터넷 환경도 중요했다. 인터넷 속도 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방송이 안되거나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전문 방송이 아니기에, 미리 현지 실사 등의 작업을 할 수 없어 이 대리는 전날 잠을 설쳤다고 했다. 이미 한국에는 방송을 한다고 홍보까지 다 했는데, 안 될 경우 큰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이날 방송은 큰 문제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5074명의 팬들이 경기를 시청했다.

이 대리는 "이 한 경기 중계를 위해 미국까지 왔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무사히 임무를 마쳐 다행이다. 단 1명의 팬분만 봐주신다고 해도, 그 분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게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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