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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나머지 훈련의 효과였을까. 자책의 밤을 보냈던 한화 이글스 타자들이 시원한 설욕에 성공했다.
최근 두산의 기세가 워낙 좋아 어느정도 각오는 했지만, 앞선 경기들의 패배는 너무나 아쉬웠다. 투타 모두 완패였다. 첫날 15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민우가 4이닝 12안타(2홈런) 9실점으로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지면서 기세를 완전히 빼앗겼다. 한화 투수들은 무려 21개의 안타를 두들겨 맞았다. 두산에서 지난해까지 코치로 몸담았던 한용덕 감독조차도 "미친듯이 치더라"며 깜짝 놀랐다.
반면 한화는 타선 집중력 싸움에서 밀렸다. 실점 이후 따라가는 점수를 곧장 만들지 못했다. 15일에는 이미 0-10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경기 후반에서야 4득점을 냈고, 이튿날인 16일 경기에서는 10개의 잔루를 남겼다. 팀 안타는 두산 13개, 한화 10개로 비슷했지만 경기 중반 팽팽한 1점 차 승부에서 도망가지 못했다. 또 불펜까지 무너지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누구보다 아쉬운 것은 선수들이다. 16일 경기가 끝난 후 한참동안이나 대전 구장에는 불이 켜져있었다. 베테랑 이용규를 비롯해 하주석, 지성준이 이양기 코치와 자율 훈련을 했고, 김태연과 장진혁도 다시 배트를 들고 나왔다. 한화는 특타나 경기 후 훈련을 감독, 코치가 직접 지시하지 않는다. 선수들 자율에 맡긴다. 한용덕 감독도 일부러 어떤 선수가 추가 훈련을 했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선수들이 필요한 게 있으면 담당 코치들이 도움을 주는 정도다.
그만큼 진한 승부욕이 느껴졌다. 그 효과였을까. 시리즈 마지막날에는 13안타 11득점의 집중력을 보였다. 이용규, 하주석, 지성준 등 자율 훈련을 한 타자들은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팀이 필요로 하던 역할을 해냈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