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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아홉수를 떨친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2군에서 어떻게 지냈나.
▶(김해 상동구장으로 가는 길에 늘어선)산을 보며 자연을 느꼈다.(웃음) 출근할 때 드라이브하는 기분이었다. 자연을 보며 힐링했다. 재활군, 3군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선발로 던질 때는 몇 차례 구사해봤는데 잘 안됐다. 그런데 최근 이용훈 투수 코치가 2가지 포크볼 그립을 보여줬는데,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일 던지면서 내손에 맞게 공이 쥐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이전에도 포크볼을 연마할 기회가 있었을텐데.
▶내가 하고자 할 때 (구종을) 배우는 게 맞다. 마무리 투수는 한 번 안타를 맞으면 경기가 끝날 수 있다. 구종 실험을 할 수 있는 보직이 아니다. 팀에 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다.
-아홉수가 따라다녔다.
▶타자들과 머리 싸움을 하다보니 볼 개수가 많아졌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하면서 머리를 비운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체중이 다소 늘어난 부분도 구위 저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 시즌이 끝나고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포수와 사인이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결정구를 두고 포크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사훈이가 커터 사인을 내더라. 포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내 생각을 전했다. 이후 사훈이가 먼저 포크볼 사인을 내더라. 경기를 하면서 맞춰갔다.
-세이브 달성 뒤 팬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상동구장에도 꽤 많은 팬들이 오시더라. 2군 경기가 펼쳐지는데 팬들이 와서 응원해준다는 사실에 놀랐다. 부진해서 2군에 내려왔는데도, '힘내라'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감동을 받았다.
-포크볼을 활용해 본 소감은.
▶사실 어제 결과가 좋았을 뿐 (포크볼)구위가 좋았다고 말할 순 없다. 어제가 좋았을 뿐이다. 100% 마스터 했다고 말하긴 어려워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타자들이 직구, 커터 외에 포크볼을 의식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소득이라고 본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