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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린동원', 3년 후 A+급 '린철순'으로 변신하기까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7-30 17:00


◇롯데 시절 '린동원' 린드블럼-두산의 '린철순' 린드블럼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1)이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였던 28세 린드블럼은 '린동원'이라 불렸다. 불세출의 에이스 최동원처럼 멋진 활약을 펼친다 해서 팬들이 붙인 별명. 올해 두산과 계약한 린드블럼은 '린철순'으로도 불린다. 두산(OB) 레전드 박철순에 빗댄 별명이다.

린드블럼은 3년 전 인상적인 활약으로 KBO리그에 데뷔했다. 2016년에는 주춤했고, 2017년 개인사로 미국으로 떠났다가 후반기에 친정팀 롯데에 복귀했다. 두산으로 자리를 옮긴 린드블럼은 A급 투수에서 A+급 투수로 거듭났다. 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에이스로 활약중이다.

무엇이 린드블럼을 강하게 만들었을까. 드넓은 잠실구장이 주는 안정감, 롯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탄탄한 수비, 타선의 득점 지원. 이것만으로는 모든 설명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수는 3년차를 넘기면 구질과 투구 패턴이 읽힌다고 말한다. 더스틴 니퍼트같은 장수용병들은 수준급 구위로 이를 견뎌냈다. 린드블럼은 구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와 KBO리그에 최적화된 승부패턴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모든 수치가 좋아졌다. 린드블럼은 2015년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5위)을 기록했다. 210이닝은 리그 1위였다. 이듬해 재계약은 당연했다. 활약에 비해 승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올해 린드블럼은 21경기에서 13승2패, 평균자책점 2.59(1위)를 기록중이다. 경기수는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승수는 이미 개인통산 최다승 타이다. 139이닝을 책임져 200이닝 돌파가 확실시 된다.

세부적인 수치로 들어가 보면 MVP급 활약이다. 경기당 출루허용률은 2015년 1.18에서 올해 1.04(1위)로 향상됐다. 피OPS(출루율+장타율)는 7할1푼2리에서 6할1푼8리로 1할 가까이 떨어졌다. 9이닝당 탈삼진은 7.71개에서 8.74개로 크게 늘었다. 삼진/볼넷 비율은 3.46에서 4.22로 개선됐다.

잠실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홈경기 평균자책점은 3.01인데, 원정경기 평균자책점은 2.01이다. 피안타율도 홈에서는 2할4푼3리, 원정에서는 1할8푼3리를 기록했다. 홈런도 홈에서 6개, 원정에서 5개를 내줬다.

야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린드블럼 본인의 구위-자신감 상승과 팀의 수비능력 향상, 타선 지원 덕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두산은 리그 최소실책팀(49개)이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안정돼 있다. 투수가 열받아 제 풀에 쓰러질 일은 드물다.


두산 방망이는 이미 공인됐다. 활발한 공격은 경기 초반부터 리드할 때가 많다. 선발 투수가 좀더 편안하게 맞혀 잡는 피칭도 가능하다. 첫단추를 제대로 꿰니 모든 것이 순리대로 풀린다는 뜻이다. 이른바 팀과 선수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2015년 린드블럼의 직구 평균구속은 146.6km였다. 올해 직구 평균구속은 146.3km다. 미세하지만 구속은 조금 떨어졌다. 스피드보다는 좀더 효과적인 제구, 완급조절에 눈을 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2015년 린드블럼 → 2018년 린드블럼

32경기 13승11패→21경기 13승2패

승률 0.542→0.867

이닝당 출루허용률 1.18→1.04

게임당 투구수 104개→102개

이닝당 투구수 15.9개→15.4개

선발 평균소화이닝 6⅓이닝→6⅓이닝

9이닝당 피안타 8.40개→7.25개

피OPS 0.712→0.618

순장타 허용률 0.156→0.127

9이닝당K 7.71→8.74

9이닝당 볼넷허용률 2.23→2.07

삼진/볼넷 비율 3.4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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