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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31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대2로 승리한 후 넥센 장정석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8.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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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휩쓴 영화 '레버넌트(The Revenant)'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이클 푼케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19세기 미국 개척시대에 야생 회색곰에게 치명상을 입고도 끈질긴 생명력과 뜨거운 복수심으로 살아 돌아온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처절한 사투가 상영 시간 내내 스크린에 펼쳐진다.
야구 이야기에 앞서 영화를 소개한 건 올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보여준 넥센 히어로즈의 투혼에서 이 영화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레버넌트'는 '저승에서 돌아온 자' 혹은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뜻한다. 넥센도 플레이오프 2연패로 치명타를 입었지만, 끈질긴 투지를 앞세워 3, 4차전을 따낸 끝에 '복수'를 다짐하며 인천으로 돌아왔다. 이제 승부는 마지막 한 판으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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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SK와이번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6회초 1사 1,3루에서 3루주자 서건창이 임병욱 번트때 송구 실책을 틈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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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온 만큼 현재 넥센 선수단의 상태가 별로 좋지는 않다. 벌써 포스트시즌을 보름 넘게 치르며 9경기나 치르면서 체력이 크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넥센 선수단에 20대 초중반의 '젊은 피'들이 많다고 해도 지치는 건 마찬가지다. 젊은 선수들도 "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 점점 피곤함이 쌓이는 게 느껴진다"는 말을 꺼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지와 기세의 측면 만큼은 최고조로 올라와 있다. 또한 부족했던 포스트시즌 경험도 이제는 쌓일만큼 쌓였다. 원래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엉뚱한 실수로 팀이 자멸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결국 5차전 승부의 관건은 얼마나 침착함을 유지하며 기본기에 충실하느냐에 달려 있다. 레버넌트의 주인공이 죽음에서 벗어나 복수를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게 없다. 살기 위해 고통을 참고 내디딘 한 발짝. 거기서부터 활로가 생겼다.
넥센 역시 여기까지 온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은 없다. 다시 침착하게 아웃카운트 하나씩, 진루타 하나씩을 쌓아가며 SK를 무너트려야 한다.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이 다시금 어깨를 걸고 서로를 의지해야 할 순간이다. 과연 넥센 선수들이 힘겨운 사투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쪽이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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