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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윤대영 엄벌 학습효과, '음주운전=야구 끝' 인식심을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2-26 17:30


윤대영

LG 트윈스 윤대영(25)의 음주운전 후폭풍이 거세다. 윤대영은 호주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음주운전-접촉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24일 오전 도로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LG는 당일 내부논의를 거쳐 전격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최소 1년간 복귀가 불가능한 강력징계다.

LG 구단 관계자는 "내부결정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윤대영 건은 향후 재발할지 모를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 처벌에 있어 일정부분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가 마련한 음주운전 관련 제재를 뛰어넘는 결정이었다. 또다시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나면 윤대영 건이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징계를 고민하는 구단 입장에선 여론추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솜방망이 징계'는 더 강한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음주운전을 하면 야구를 아예 그만둘 수 있다. 임의탈퇴의 경우 1년 후에는 복귀 논의를 할 수 있지만 돌아온다고 해도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 하고 향후 출전, 연봉협상, 이미지 관리, FA관련 사안 등에서 큰 데미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KBO는 이달초 기구개편을 하면서 클린베이스볼 센터의 위상을 격상시킨 바 있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이 센터장을 맡았다. 부정행위 관리감독, 부정행위 방지교육, 도핑검사, 비디오 판독센터 운영 외에 경기 외적인 제재관련 제도 및 규정의 정비 등도 주관한다.

그동안 선수들의 품위손상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 많아 이도 손봤다. 최근 클린베이스볼 센터가 마련한 제재 기준안 중 첫 번째는 음주운전 관련이었다. 음주운전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범법행위 중 가장 빈도가 잦은 것 중 하나다. 음주운전 단순적발 50경기, 측정거부 70경기, 음주 접촉사고 90경기, 음주 대인사고 120경기 출전정지 징계안을 마련했다. 이는 KBO가 상벌위를 개최해 내리게 될 제재의 기준일 뿐 여러 정황을 고려한다.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받는 구단의 선제적인 징계는 별개 사안이다.

2014~2016년 동안 매년 한자릿 수였던 상벌위원회 개최는 2017년 12건, 2018년 13건으로 증가추세다. 과거 사건이 재조명된 경우도 있지만 선수들의 윤리의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징계 단골인 음주운전은 '안 걸리면 된다'는 그릇된 의식 속에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대응은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크게 확대됐다. 처벌이 점차 강화되고 있고, 강력한 징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캠페인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잊을만하면 재등장, 팬들을 분노케 한다.

이는 선수단 관리책임이 있는 감독의 잘못만은 아니다. 선수단 교육을 담당하는 구단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성인의 사생활은 시작부터 끝까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회 규범을 몰랐다고 하면 할말이 없다. 야구계가 할수 있는 것은 강력한 징계로 본보기를 보이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일어나면 차후에는 더 강화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는 반복에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그나마 낫다. '소 잃고도 외양간조차 고치지 않아서' 아픔이 계속된다.

수많은 선배들의 징계를 보고도 선수들은 술 먹고 운전대를 잡고 있다. 야구도 인생도 실전이긴 매한가지다. 2차 캠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윤대영은 전력외 선수가 아니다. 유망주 윤대영의 임의탈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엔 가령 주전급 선수가 음주운전을 한다해도 임의탈퇴라는 극약처방을 맨 먼저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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